가깝지만 멀었던 中 게임 시장… 실크로드 열렸나

입력 2021-06-29 18:17 수정 2021-06-30 03:02

게임사 펄어비스가 개발한 모바일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검은사막 모바일’이 중국에서 외자 판호(게임 서비스 허가증)를 받았다. 긴가민가한 표정으로 판호 발급 재개를 예의주시하던 국내 게임사들의 얼굴에 서서히 화색이 돌고 있다. 한편으로 수백건의 판호 신청이 답보 상태에 놓인 터라 ‘신중론’도 여전하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중국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이 발표한 판호 발급 목록에 ‘검은사막 모바일’이 들어갔다. 검은사막 모바일은 펄어비스가 보유한 ‘검은사막’ IP(지식재산권)를 모바일로 재해석한 게임이다. 2018년 출시 후 한국, 대만, 일본, 북미 등에서 고른 인기를 얻었다. 게임 출시 해엔 ‘대한민국 게임대상’ 6관왕에 오르는 등 게임성을 인정받았다. 현재는 150여개국 12개 언어로 서비스 중이다.


검은사막 모바일은 중국 최대 게임 사이트인 ‘17173’에 모바일 게임 기대 순위 3위에 오를 만큼 현지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펄어비스측은 “중국 서비스 관련 파트너사와 긴밀히 협업하고 있다”면서 “현지화 작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시장은 세계 대부분 게임사들이 눈여겨보는 기회의 땅이다. 국내 매출 1위 게임사인 넥슨은 ‘던전앤파이터’를 중국에서 서비스해 회사의 몸집을 크게 불린 경험이 있다.

국내 게임사는 지난 2017년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로 중국의 경제 보복(한한령)이 본격화된 뒤 외자 판호를 발급받지 못했다. 그러다가 지난해 12월 모바일 게임사 컴투스의 ‘서머너즈워’가 서비스 허가를 받으며 4년 만에 판호 발급 재개에 대한 기대가 올랐다.

판호 발급 절차가 여전히 깜깜이지만 국내 게임사들의 눈빛은 사뭇 달라졌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이날 열린 미디어 쇼케이스 현장에서 판호 발급 소식에 대해 “지인을 통해 전날 밤 들었다”면서 “저희도 중국에 법인이 있다. 이른 아침 메신저를 주고 받으며 판호 상황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게임 업계로 보면 이번 판호 발급은 긍정적이고 환영할 일이다. 그 전에도 2~3개 게임의 판호가 나왔지만 인지도가 높거나 흥행한 게임은 아니었다. 소규모 개발사에서 개발을 했다. 그래서 판호가 나오는 건가 의문이 있었는데, 이제 가능해지지 않았나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저희들도 그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좀 더 빠르게 준비해야 되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십건의 국내 게임이 판호 신청 후 답보 상태에 놓여 있는 탓에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여전하다. 당초 판호 발급 프로세스가 깜깜이이기 때문이다. 근래 외자판호를 받은 펄어비스와 컴투스도 어떤 절차를 거쳐 허가증이 나왔는지 공유받지 못했다고 한다.

중국에 판호를 신청한 한 국내 게임사 관계자는 “중국에선 조금의 파이만 먹어도 웬만한 국가에서 대박나는 정도의 하이 리턴이 온다”면서 “향후 국내 대부분 게임사들이 중국 시장에 대해 보다 공격적인 행보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