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전 참고서 5권…“故김휘성군, 많은 갈등 있었을것”

입력 2021-06-29 09:13 수정 2021-06-29 10:32
연합뉴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고 3학년 김휘성군이 실종 엿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것과 관련해 전문가는 “굉장히 많은 갈등이 있었을 것 같아 슬프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승재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28일 TBS라디오 ‘명랑시사 이승원입니다’에서 진행자가 “경찰 추정대로 김군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면 (사망 전) 참고서를 5권이나 샀을까”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승 연구위원은 “매 순간 누가 나를 잡아줬으면 좋겠다는 내면의 갈등은 분명히 있다”며 “카드로 교통카드를 충전하고 특정 물건은 현금으로 사고, 또 휴대전화는 학교에 내려놓고 오고 참고서는 (카드로) 샀는데 마을버스로 가는 건 현금으로 타고, 이런 모습을 보면 그 순간 굉장히 고민과 갈등이 있는 듯한 느낌”이라고 했다.

김군이 타살 후 유기됐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특정 장소까지 가는 데 다른 사람이 개입되지 않은 상황이었다”며 “경찰이 범죄 혐의점이 없다고 이야기하는 가장 큰 이유는 (김군이 숨진 채 발견된 곳이) 마을버스의 종점이다. 만약 다른 사람과 같이 갔다면 사건 가능성이 확 넓어지는데 그 순간까지 김군 혼자였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장소에서 (옮겨와서) 유기했을 가능성은 굉장히 적다”면서 “(경찰이 김군 시신을 발견한) 다음에 분명 현장 분석을 했을 거다. 다른 장소에서 옮겨왔다면 풀이나 흙이 쓸려 있어야 하는데 경찰은 그런 사실이 전혀 없었다고 이야기한다”고 설명했다.

승 연구위원은 경찰이 김군을 실종 엿새 만에 발견한 것과 관련, “누리꾼은 이 사건과 데자뷔되는 사건이 하나 있기 때문에 경찰이 수사를 잘못한 게 아닌가 지적한다”며 학교에 남겨져 있었던 김군의 휴대전화를 언급했다.

그는 “경찰에서 즉시 휴대전화 추적을 했는데 학교에 남겨져 있었기 때문에 중요한 단서가 원점으로 돌아가게 하는 거였다”면서 “서현에 있는 버스정류장에 나오는 모든 버스를 전수조사해 김군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확인하고 그사이 버스에 있는, 화질이 완벽하지 않아 픽셀 형태로 보이는 CCTV로 당시 김군이 입었던 옷과 유사한 걸 다 찾아 연수원에 가는 모습까지 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어린아이 같으면 실종 아동 등 가출인 업무처리 규칙에 따라 미국의 앰버 경보처럼 문자 메시지를 보내주는데 18세 이상인 고등학생은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김군은 지난 22일 부모에게 “야간 자율학습을 하고 9시쯤 들어가겠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뒤 연락이 두절됐다. 그는 전날 진로 문제로 가족과 다툰 것으로 파악됐다.

김군은 이후 오후 4시40분쯤 하교한 뒤 편의점에서 교통카드를 충전하고 서현역 인근 서점에서 교재를 샀다. 그는 버스정류장으로 이동해 마을버스를 타고 분당구 새마을연수원에서 하차한 것으로 추정된다. 마을버스에는 내부 블랙박스가 없었지만 해당 시간 이 버스정류장을 거쳐 간 다른 버스들의 블랙박스 영상에 김군이 마을버스 좌석에 앉아 있는 모습이 찍혔다.

경찰은 수색작업을 벌인 끝에 27일 오전 6시33분 새마을연수원 정문 인근 야산 산책로 인근에서 극단적 선택을 할 때 사용되는 도구와 함께 반듯하게 누운 상태로 숨진 김군을 발견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