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시 서현고 3학년생 김휘성군이 실종 7일 만에 인근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극단적인 선택으로 추정된다는 경찰 발표에 의문을 표하는 의견들이 속속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선 앞서 발생한 한강공원 손정민씨 사망 사건과 유사한 흐름을 띤다는 의견도 나온다.
28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33분 성남시 분당구 새마을연수원 정문 인근 야산 산책로 인근에서 김군의 시신이 발견됐다. 시신에서는 타살을 의심할 만한 외상이 확인되지 않았다. 김군은 직접 구매한 쓰레기 종량제 봉투를 뒤집어쓴 채 반듯하게 누운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CCTV 영상 등을 통해 복원한 김군의 당일 행적에 따르면 김군은 실종 당일 오후 4시40분쯤 하교한 뒤 편의점에 들러 교통카드를 충전하고 극단적 선택에 사용된 종량제 봉투를 샀다. 이어 서현역 인근 서점에서 책을 산 뒤 거리로 나와 버스정류장으로 이동했다.
김군이 탑승한 것으로 추정되는 버스에 내부 블랙박스가 없어 그가 새마을연수원으로 어떻게 이동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경찰은 해당 시간 버스정류장을 거쳐 간 다른 버스들의 블랙박스 영상을 분석한 결과 김군이 현금을 내고 버스를 탄 뒤 새마을연수원에서 하차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군의 사망을 두고 일부 네티즌들은 “극단적 선택을 결심한 사람이 교통카드를 충전하고 수능 도서를 구매하느냐”고 지적했다. 이 외에도 “유서도 없이 극단적 선택을 하나” “스스로 봉투를 뒤집어쓰고 반듯하게 누워서 죽을 수 있나” 등 의혹을 제기하는 글들이 온라인에 줄지어 달렸다.
김군은 숨지기 전 자살을 암시하는 문자나 메시지, 유서 등을 남기지 않았다. 부모에게 “야간 자율학습을 하고 밤 9시쯤 들어가겠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이후 연락이 두절됐다. 다만 그는 전날 진로 문제로 가족과 다툰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섣부른 억측을 자제하자는 의견도 만만찮다. “쓸데없는 추측으로 부모님이나 고인을 두 번 죽이는 일 하지 말자” “손정민군 사건처럼 만들려고 하는지 몰라도 타인의 심리를 제3자가 판단하려 하면 안된다” “산소부족으로 어지러움을 느끼며 서서히 기절할 수 있다” 등의 반론이 게시됐다.
경찰은 김군의 휴대전화 포렌식, CCTV 분석, 시신 상태 등을 토대로 현재까지 범죄 혐의점은 없다고 밝혔다. 특히 김군의 휴대전화 포렌식 분석에서 김군이 실종 전날 지인에게 진로 문제와 관련해 신변을 비관하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을 확인됐다.
경찰은 전날 오전 10시부터 분당 율동공원, 새마을연수원, 천은정사 일대에 3개 기동대 인력 180여 명과 헬기, 드론, 수색견 등을 투입해 김 군 수색작업을 벌이는 등 지난 23일부터 김군의 행적을 추적해 왔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