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최재형, 감사 정치 행위 해석될 것…내로남불”

입력 2021-06-28 16:11
28일 오후 경북 구미시청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경상북도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송영길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

예산정책 협의차 대구·경북을 방문 중인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사의를 표명한 최재형 감사원장을 향해 “내로남불”이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송 대표는 28일 구미시청 로비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치적 편향을 이유로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현 검찰총장)의 감사위원 임명을 거부했던 분이 본인이 원장을 그만두고 야권의 대선후보로 나온다는 것은 너무나 말이 맞지 않는 내로남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월성 1호기 감사나 이런 모든 행위 자체가 다 소신에 따른 감사원장의 행위로 보여지기보다는 정치적 행위로 해석될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라고 강조했다.

야권의 잠재적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최재형 감사원장이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감사원으로 출근하며 취재진에게 감사원장 사퇴 등 거취와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

앞서 최 원장은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감사, 김오수 전 차관의 감사위원 임명 제청 거부 등 여권과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온 끝에 이날 사의를 표명했다. 사실상 대권 행보에 나선 셈이다.

송 대표는 “감사원은 어떤 국가 조직보다 정치적 독립성이 요구되는 곳”이라며 “현직 감사원장이 임기 중 사표를 내고 대선에, 그것도 야당 후보로 나가겠다는 것은 누가 봐도 감사원법 취지에 안 맞다”고 비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오전 청와대 접견실에서 최재형 신임 감사원장에게 임명장 수여 후 환담장으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의 무엇을 보면서 대선에 나가야 한다는 어떤 동기를 느꼈는지 모르겠지만 ‘문재인 정부를 보고 무엇인가 국가를 이렇게 해서는 안 되겠다’ 이런 일이 있었다고 한다”며 “그런데 (전두환 정부부터) 판사로 지금까지 계시면서 수많은 군사독재에 저항하던 민주화 인사에 대해 판사로서 단 한 번의 양심적 판결이나 발언을 했는지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사법농단 시절 양심적 발언을 한 번이라도 한 적이 있는지, 당시 대전지방법원장으로 계셨는데 그때는 국가가 잘 돌아가서 의분을 느끼지 않았는지 반문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송 대표는 “그런 점에서 감사원장이 임기 중에 직을 그만두고 대선에, 그것도 야당 대선후보로 나오겠다는 것은 두고두고 우리 헌정 질서에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길 것”고 재차 강조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