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튀김 환불’ 분식점 결국 문 닫아…“아빠도 쓰러져”

입력 2021-06-28 15:03

‘새우튀김 환불’ 갑질 충격으로 점주가 숨진 분식집이 결국 문을 닫게 됐다.

고인의 딸인 A씨는 28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가족이 직원과 함께 일해 왔는데 어머니 자리가 빠지고 아버지는 힘드셔서 일을 관뒀다”며 “혼자 가게 두 개를 운영할 수 없어 하나를 정리하려고 내놓았다”고 말했다.

이어 “아버지마저 충격을 받고 쓰러졌다”며 “먹고 살기 위해 가게 문을 열고 있지만 너무 답답하고 억울하다”고 토로했다.

앞서 배달앱인 쿠팡이츠에 등록된 한 서울 동작구의 한 분식집 50대 점주는 고객으로부터 “새우튀김 3개 중 하나의 색깔이 이상하다”며 배달한지 하루가 지난 음식의 환불을 요구받았다. 점주가 “전액 환불은 어렵고 1개 금액만 돌려주겠다”고 하자 고객은 쿠팡이츠 앱에 비방 리뷰를 남긴 뒤 점주에게 4차례 항의전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점주는 쿠팡이츠 고객센터와 환불 건에 대해 통화를 하던 중 갑자기 쓰러져 뇌출혈로 의식을 잃고 지난달 28일 숨졌다.

A씨는 문제의 갑질 손님이 따로 연락을 해 왔는지에 대해서는 “따로 전화나 연락해온 건 없다”고 했다. 앞서 해당 손님은 본인도 억울하다며 ‘업주가 그냥 죄송하다고 했으면 넘어갈 일을 불성실하고 반발로 이야기해서 일이 커졌다’고 밝힌 바 있다.

A씨는 이에 대해 “상식적으로 어떤 업주가 먼저 손님에게 반말을 하겠는가”라며 “애초에 말이 안 되는 요구로 환불을 해 달라며 소리를 지르고 도가 지나치게 입에 담긴 힘든 폭언과 심지어 부모 욕을 하는데 그걸 듣고 괜찮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고 반문했다.

이어 “손님의 끈질긴 요구에 어머니는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과드렸고 어머니가 간곡히 사과하시는 걸 그 시각 현장에 같이 일하시던 직원 분이 옆에서 분명 들었다”며 “손님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A씨는 해당 손님과 쿠팡이츠에 대해 진심 어린 사과를 요구했다. 그는 “고인이 되신 어머니께 할 말은 없는지, 그분의 사과를 제일 먼저 바란다”며 “그래야 어머니 가시는 길 편히 가시지 않을까”라고 했다. 또 “쿠팡이츠는 공식적으로 공개된 장소에서 진심 어린 사과를 하고 저희 어머니와 같은 피해자가 또 발생하지 않도록 여러 제도를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A씨는 최근 KBS 쿨FM ‘황정민의 뮤직쇼’에서 이 사건을 소재로 상품을 걸고 문제를 낸 것에 대해 불쾌감을 표하기도 했다. 그는 “부모 잃은 심정을 겪어보지 않은 이상 모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고인이 어떤 음식으로 돌아가게 되었는지 그걸 문제라고 퀴즈를 내고 상품을 걸고 있을 수 없을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분개했다. 제작진으로부터 온 연락은 없었다고 했다.

앞서 23일 방송에서 황정민 아나운서가 “세심하게 살피지 못했다”고 유감을 표한 데 이어 KBS 사측 명의의 사과문을 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