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사노위 위원장 “MZ노조 ‘합리·공정성’ 요구에 공감”

입력 2021-06-28 10:28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문성현 위원장. 뉴시스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의 문성현 위원장이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결성된 노조의 합리성·공정성 요구에 공감한다며 노사의 원활한 소통을 돕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8일 경사노위에 따르면 경사노위는 MZ 노조로 불리는 청년 사무·연구직 노조대표자들과 지난 25일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는 최근 2030세대 사무직과 연구직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별도 노조 설립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 현대자동차그룹, LG전자, 금호타이어, 코레일네트웍스, 한국MSD 노조 대표자 등 청년사무연구직 노조 관련자들이 참석했다.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은 “엄혹한 시기의 노동운동은 투쟁을 하지 않으면 개선되기 어려웠기 때문에 투쟁이 강조됐는데, 오늘 청년사무·연구노조가 말하는 ‘합리성과 공정성’을 위한 소통의 요구에 공감한다”며 “미래노사관계도 여러분들이 추구하고 있는 모델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년사무·연구노조는 이번 간담회에서 노조 설립 이유를 밝히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들은 “사무연구직은 높은 노동 강도와 강압적인 기업문화에서 어려움을 겪어 왔고 생산직에 비해 임금과 근로조건에서 홀대를 받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며 “사무연구직도 경영진과 소통을 해 불합리한 관행과 문화를 개선하고 노조의 보호를 받는 생산직과 동등한 대우를 받기 위해서 노조를 설립했다”고 말했다.

청년사무·연구노조는 사무·연구직이 기업의 고용전략에 따라 대개 40대 초중반이면 퇴출되는 현실 속에서 청년들을 주축으로 한 노조 설립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했다. 또 사내 생산직 노조와의 관계가 나쁘지 않다고도 했다. 다만 요구내용과 지향이 다르기 때문에 교섭단위 분리의 필요성과 노동운동의 방향은 다르다고 강조했다.

청년사무·연구노조는 “노조운동이 전투적일 수밖에 없는 시기가 있었으나, 현시점에서 높은 사회적 비용을 감내해야 하는 전투적 노조운동이 과연 합리적인지 회의적”이라며 “노조운동의 패러다임이 이제 바뀔 때가 됐다”고 밝혔다.

이날 청년사무·연구노조는 소수노조가 노사협의회나 단체교섭에서 배제되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현격한 근로조건상의 격차가 있어도 이를 해결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이들은 “결국 교섭단위 분리를 통해 해결해야 하는데 분리신청을 해봐도 심판 관행 때문인지 잘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노사 소통 확대를 위해 “사측이 성실하게 대화에 나설 수 있도록 경사노위가 나서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문 위원장은 “청년사무·연구노조의 대안적 노조운동을 지지하고 돕겠다”며 “기존 생산직 노조와도 연대를 모색하고, 동시에 기업별 접근 보다는 청년사무·연구노조 내 소통과 협력을 통해 힘을 모아가는 것이 문제해결을 위한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