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서 41년 산 ‘베트남 타잔’…“여성 존재조차 몰라”

입력 2021-06-28 07:32 수정 2021-06-28 10:17
Docastaway 유튜브 캡처

베트남의 한 정글에서 41년 동안 고립돼 살아온 남성의 사연이 화제가 되고 있다. ‘실사판 타잔’으로 불리는 이 남성은 여성의 존재조차 알지 못한 채 살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를 발견한 사진작가는 “내가 만난 사람 중 가장 순수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더선 등 외신은 최근 베트남 정글에서 40년 넘게 아버지, 형과 살았던 49세 호 반 랑의 사연을 전했다. 호 반 랑의 아버지 호 반 탄은 1972년 베트남전쟁 중 공습을 피해 아들 두 명과 함께 정글로 들어왔다. 세 사람은 숲에서 얻을 수 있는 꿀, 과일, 생물 등을 먹고 숲에서 사냥을 하며 삶을 이어갔다.

이들이 처음 발견된 것은 2013년이다. 당시 현지인들이 이들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됐고, 2015년 사진작가 알바로 세레조가 이들을 추적해 세상에 알려졌다. 베트남전쟁이 끝난 사실을 믿지 않았던 랑의 아버지는 문명으로 돌아가는 것에 대한 심각한 공포를 느꼈다고 한다. 그러나 끝내 구조된 이들 삼부자는 인근 작은 마을에서 새롭게 터전을 마련한 뒤 천천히 문명에 적응하고 있다.

호 반 랑은 여전히 여성과 남성의 차이를 인식하지 못한다. 그는 정글에서 지낸 40여년의 시간 동안 여성이라는 존재를 알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살면서 적어도 5명 이상의 여성을 봤지만 이들이 여성이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랑은 최소한의 성적 욕구도 가져본 적이 없으며 생식 본능도 드러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랑은 “아버지가 여성에 대해 설명한 적이 없었다”고 했다. 랑의 형도 “동생은 기본적으로 사회 개념을 이해하지 못한다. 마치 성인 남성 몸속에 들어가 있는 아이 같다”면서 “동생은 평생 정글에서 여자를 만나보지 못한 채 살았다”고 말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