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이 다음 달부터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사업장 내 코로나19 백신 자체 접종을 시작할 예정이다. 오는 3분기부터 국내 백신 접종을 확대하려는 방역 당국의 의지와 맞물려 기업 내 자체 접종이 도입됐다는 설명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다음달 27일부터 사업장 내 부속 의원에서 임직원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수원사업장과 구미·광주·기흥·화성·평택·천안 등 사내 부속 의원이 있는 사업장 소속 만 18~59세 임직원과 상주 협력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오는 28일부터 자체 접종 신청을 받는다. 삼성SDI,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등 삼성 주요 계열사들도 다음달 말부터 임직원 백신 자체 접종을 시작한다.
SK, LG 계열사 중 부속 의원이 마련된 사업장에서도 자체 접종을 계획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다음달 27일부터 이천·청주 사업장에서 부속의원을 통해 만 18~59세 임직원과 상주 협력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시작할 예정이다. LG디스플레이도 다음달 27일부터 파주·구미 사업장에 근무하는 18~59세 임직원 대상으로 접종을 시작한다.
현대차그룹도 현대차 공장 3곳, 기아 공장 3곳, 남양기술연구소에서 자체 백신 접종을 추진할 예정이다. 포스코도 사업장 내 코로나19 백신 접종 계획을 방역 당국에 제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자체 접종되는 백신 종류는 모더나 계열 백신이 유력할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러한 백신 자체 접종이 특정한 산업이나 직군을 대상으로 하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한 기업 관계자는 “기간산업 종사자나 대기업 직원이라서 우선 접종하는 것이 아니라, 접종이 가능한 의료시설을 갖춘 사업장 위주로 자체 접종이 이뤄지는 것”이라며 “현재 접종 신청을 받는 대상도 계열사 전 직원이 아니라, 의료시설을 갖춘 사업장 소속 임직원들만을 대상으로 접종 신청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는 3분기 국내 백신 접종을 18세 이상 일반 국민으로 확대하려는 방역당국의 의지와 맞물려 기업 내 자체 접종 계획이 마련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17일 정례브리핑에서 “9월 말까지 3600만명 1차 접종을 신속하게 완료해 11월 집단면역 형성을 달성하겠다”며 “예방접종센터를 추가로 설치하고 지자체 자율접종과 사업체 자체접종 등 접종편의를 도모한다”고 밝혔다.
한편 앞서 대만에서는 주요 기간 산업 종사자를 대상으로 우선 접종을 실시하기로 한 바 있다. 지난 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대만 과학기술부는 과학단지 3곳에 백신 대규모 접종을 위한 접종 시설 6개를 설치해 900여개 기업의 약 29만3000여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을 우선 접종하기로 했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