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평·교육·판소리연구 큰 족적 … 천이두 선생 추모사업 본격

입력 2021-06-27 15:37 수정 2021-06-27 15:48
고 천이두 선생. 전북작가회의 제공.

전북 남원 출신인 고 천이두(1929~2017) 선생은 전후 1세대 평론가다. 천 선생은 당시 학술적인 조명을 받지 못하고 있던 판소리를 학문의 영역으로 끌어올린 선구자로 꼽힌다. 그는 대학 강단에서 수많은 작가와 학자들을 키워내기도 했다.

전북작가회의(회장 이병초)가 비평가이자 판소리 연구자, 교육자로 큰 족적을 남긴 고 천이두 선생의 생애를 ‘새롭게, 깊이 읽기’ 위한 추모 사업을 본격 진행한다.

전북작가회의는 소장 비평가들과 함께 ‘비평의 영혼, 천이두 다시 읽기’라는 기획을 통해 그의 평론과 저술이 갖는 현재적 의미를 메타 비평적 차원에서 심도 있게 분석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학술 심포지움과 비평서 출간을 기획하고 있다.

또 천이두 선생 유족이 소장하고 있는 서한과 사진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있는 전시회’를 열 예정이다. 정양, 최동현, 안도현 등 교분이 깊었던 후배와 제자들이 번갈아 ‘1일 도슨터’로 나서 천 선생의 생애와 문학적 활동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도 가질 계획이다.

이번 사업은 올해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2021년 ‘작고문인 선양 사업’ 5개 중 하나로 선정돼 추진된다. 심사진은 선정평에서 “짜임새 있는 선양사업 구성과 지역의 활발한 추진 체계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부여했다”고 밝혔다.

전북작가회의는 이번 사업을 위해 최동현 전 군산대 교수와 김병용 전 백제예술대 교수를 중심으로 전담팀을 구성할 예정이다.

고 천이두 선생의 역저, '한의 연구'와 '판소리 명창 임방울.' 전북작가회의 제공.

천이두 선생은 전북대 국문과를 졸업한 뒤 1958년부터 문학 평론가로 활동했다. ‘종합에의 의지’, ‘한국문학과 한’과 같은 저서를 남겼다. 특히 그의 역저 ‘한의 구조 연구’는 한국인의 정한과 문화적 현상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담은 명저로 꼽힌다.

또한 천 선생은 판소리를 집중 연구, 판소리 부흥에도 큰 역할을 했다. 직접 ‘판소리 명창 임방울’ 평전을 쓰고 지방의 무명 소리꾼들을 전국 무대에 소개하기도 했다.

남성고와 전북대와 원광대에 재직하며 정양, 송하춘, 박범신, 최동현, 전정구, 임명진, 정영길, 안도현 등 수많은 작가와 학자들을 키워냈다. 정년 이후에는 초대 세계소리축제조직위원장과 ‘문화저널’ 발행인 등을 맡아 지역 문화 육성에 앞장서기도 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