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발전 많은 제주, 낮 전기요금 싸진다

입력 2021-06-27 14:43

9월부터 제주지역 전기요금 부과 체계가 달라진다. 태양광 발전기기 보급으로 낮 시간대 전기 생산이 늘자 정부가 전국과 다른 지역 맞춤형 요금제를 내놨다. 이에 따라 낮 전기요금은 저렴해지고 저녁엔 비싸진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공사는 27일 제주지역 계시별 요금제 시간대 구분기준을 변경하는 개편안을 확정해 발표했다.

계시별(계절·시간대별) 요금제는 하루 중 전력 수요가 높은 시간대에는 높은 요금 단가를, 낮은 시간대에는 낮은 요금 단가를 적용해 사용자 스스로 요금이 저렴한 시간대 전력을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요금제다. 1977년 국내 첫 도입 후 전국의 산업용·일반용 대용량 사용자에게 일괄 적용하고 있다.

제주지역은 최근 재생에너지 보급이 급격히 늘면서 전력 순부하(총부하-재생에너지 발전량) 패턴이 육지부와 현저히 다른 형태로 변화했다.

태양광 보급이 늘면서 태양광 발전량이 많은 낮 시간대는 순부하가 감소하고 순부하가 최대인 시간대는 일몰 후로 이동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등 태양광 발전량 비중이 높은 지역의 전형적 특징인 ‘덕커브’(Duck Curve) 형태가 제주에서도 나타난 것이다.

이에 정부는 전국에 일괄 적용하던 계시별 요금제 시간대 구분을 제주에 한해 개편하기로 했다.

최대부하 시간대는 기존 낮 시간대에서 순부하가 높은 저녁시간대(16~22시)로 옮기고 경부하는 기존과 유사한 22∼8시로 하며, 그 외 시간을 중간부하(8∼16시)로 설정했다.

정부는 또 요금제를 개편하는 과정에서 6~7개에 달하던 시간대별 요금 적용 기준을 3개로 단순화하고 모든 계절에 동일하게 적용하기로 했다.

이번 개편은 사전 제도안내, 전력량계 설정, 전산시스템 보완 등을 거쳐 9월 1일부터 제주지역에서 시행될 예정이다.

기존 계시별 요금제 사용자(제주 전기사용자의 약 3.6%)에게는 의무적용되고, 주택용 계시별 선택요금제는 희망자에게 적용된다.

강경택 산업부 전력시장과장은 “시간대를 단순화하고 계절 차를 없앴다”며 “이번 요금제 도입이 발전량이 충분한 낮 시간대 수요를 유인해 지역 전력설비 운영의 효율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