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사상 첫 3300선을 돌파한 반면 암호화폐(가상화폐) 시장은 좀처럼 반등에 성공하지 못하면서 투자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올 초 암호화폐 대 상승장 당시 몰렸던 투자자금이 다시 증시로 돌아가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 1월 3200선을 돌파한 뒤 지루하게 이어졌던 5개월간의 횡보장을 끝내고 25일 3302.84로 장을 마감했다. 장중 고점은 3316.08.
그러나 2030투자자들을 끌어모았던 암호화폐는 ‘금요일의 악몽’을 이기지 못하고 또다시 하락 반전했다. 국내 거래소 업비트 기준 전날 4009만원에 거래를 마감했던 비트코인은 이날 다시 4000만원선이 붕괴됐다. 비트코인은 전날까지 사흘간 소폭 상승하며 약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주말을 앞두고 금요일마다 하락했던 패턴을 반복하며 이날 오후 5시 기준 3960만원을 기록했다. 업비트 원화 마켓에 상장된 100여개의 암호화폐 중에 이날 상승한 종목은 22개뿐이다.
비트코인은 한때 금과 비슷하게 인플레이션 헷지 상품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일론 머스크 테슬라 대표의 돌출 발언과 각국 규제가 강화되면서 인플레이션 대비 포트폴리오보다는 과잉 유동성의 수혜를 입은 투기 상품으로서의 성격이 더 부각되는 형편이다. 여기에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최근 거래량이 적거나 투기성이 높은 종목들을 잇달아 투기유의종목으로 지정하고 상장폐지를 예고하고 있어 한동안 반등 계기를 찾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내 거래소 관계자는 25일 “9월 거래소들이 금융당국에 신고를 마칠 때까지 여러 가지 변수들이 많이 남아있는 게 사실”이라며 “시장 변동성이 당분간 커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