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서 쫓겨난 인도코끼리, 주민 공격해 16명 사망

입력 2021-06-26 00:59
인도 북동부 아삼주의 카지랑가 국립공원에서 야생 코끼리 한 마리가 개울을 건너고 있다. AP뉴시스

무리에서 쫓겨난 것으로 보이는 야생 코끼리가 인도 지역을 돌아다니며 자극하는 행동을 보이는 사람을 공격해 다수의 사망자를 낳았다.

일간 타임스오브인디아와 AFP통신은 인도 중부 자르칸드주에서 무리에서 밀려난 한 수컷 코끼리가 지난 두달간 여러 지역을 누비며 현지 주민을 공격해 목숨을 앗아갔다고 25일 전했다. 타임스오브인디아는 이 코끼리로 인해 주민 14명이 숨졌다고 보도했고, AFP통신은 사망자 수가 16명 이상이라고 전했다.

이 코끼리는 15~16세로 추정되며, 지난 22일에도 해질녘에 외출한 주민 2명을 엄니로 공격해 숨지게 했다.

삼림 관리 공무원인 시티시 찬드라 라이는 AFP 통신에 “이 코끼리는 고약한 행동이나 다른 수컷과의 경쟁 등으로 인해 무리에서 쫓겨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이 코끼리의 행태를 조사하고 있으며, 20명으로 구성된 팀이 코끼리를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코끼리는 민첩한 움직임과 예측 불가한 행동으로 추적팀을 따돌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이 코끼리는 주택으로 침입하거나 고의로 사람을 공격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단 지나치게 가까이 다가가 길을 막거나 사진을 촬영하는 등 자극하는 행동을 보이는 사람을 공격하고 있다.

인도 당국 관계자는 타임스오브인디아에 “경고를 했음에도 주민들이 돌을 던지거나 사진을 찍으며 코끼리를 자극하는 상황”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당국은 코끼리를 보호해 무리로 돌려보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주민 사이에서는 ‘살인 코끼리’인만큼 죽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인도 카르나타카주 마이소르 지구의 어망에 걸려 구조된 야생 코끼리. 신화통신 뉴시스

인도에는 약 3만마리의 야생 아시아코끼리가 사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체 야생 코끼리 수의 60%에 달한다. 지난 몇 년 동안 삼림 개발 확대로 서식지가 줄어들면서 코끼리가 인간을 공격하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자르칸드주에서도 2017년 25살 된 코끼리가 반년 동안 주민 15명을 숨지게 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김승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