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락맞을 확률보다 낮다”는데… 美아파트 왜 무너졌나

입력 2021-06-25 11:55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데이드카운티 서프사이드의 아파트 건물이 갑자기 무너져 내린 원인은 아직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고 있다. 이 건물은 올해로 완공 40년을 맞아 각종 정밀 검사가 진행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붕괴 아파트의 지반이 1990년대부터 매년 2㎜씩 침하됐다는 연구 결과가 사고 이후 주목을 받기도 했다.

붕괴 아파트의 입주민을 대리하는 변호사 케네스 디렉터는 24일(현지시간) CNN방송 인터뷰에서 건물이 허가 40년을 맞아 지난 수개월 간 정밀 검사가 이뤄져 왔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는 예상치 못했다”며 “구조적 관점으로 건물을 들여다봤던 기술자들도 붕괴 조짐을 사전에 파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마이애미해럴드에 따르면 마이애미데이드카운티 당국은 완공 후 40년이 된 건물에 대해 전문가를 고용해 정밀 진단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건물주는 당국의 통지를 받은 후 90일 안에 진단을 완료해야 하며 문제점이 발견됐을 경우 150일 안에 수리해야 한다. 이후 건물은 다시 10년마다 정밀 진단을 받도록 돼 있다.

찰스 버켓 서프사이드 시장은 “핵심은 이 건물이 그렇게 오래된 건 아니라는 것”이라며 “진단 여부와 무관하게 이런 일은 일어나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건물 붕괴가 “벼락을 맞을 확률보다도 낮을 것”이라며 “이런 일이 그냥 일어나지 않는다. 미국에서 건물이 무너지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현지 당국은 붕괴 원인 규명에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무너지지 않은 나머지 부분은 안전한지도 불투명한 상태다. 티나 폴 서프사이드 부시장은 아파트 옥상부가 지난 23일 안전 진단을 통과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에 밝혔다. 일부 전문가들은 바닷물의 염분에 철근과 콘크리트가 장시간에 걸쳐 부식됐을 가능성도 제기한다.

붕괴 아파트의 지반이 침하돼 왔다는 연구 결과가 주목을 받기도 했다. USA투데이에 따르면 플로리다국제대학교(FIU) 시몬 브도빈스키 교수는 지난해 논문에서 아파트 지반이 1993년부터 1998년까지 매년 2㎜씩 침하돼온 징후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붕괴 사고 후 인터뷰에서 “지반 침하가 직접적 원인은 아니더라도 영향은 미쳤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