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경선연기 불가”…이재명 손 들어줬다

입력 2021-06-25 10:16 수정 2021-06-25 10:32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내 대권주자 간 경선연기 갈등 상황에서 결국 이재명 경기지사의 손을 들어줬다.

송 대표는 2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현행 당헌 규정에 따라 대선 180일 전 대선 후보를 선출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경선연기 불가론을 고수해온 이 지사의 뜻을 받아들인 것이다. 송 대표는 “여러 이견이 있었지만 지도부는 하나로 가야한다는 데 힘을 모았다”고 했다.

그동안 이재명측과 반이재명 연대(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총리, 이광재 의원)는 경선연기 여부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해왔다. 이재명측은 기존 당헌에 따라 9월 경선을 열어야 한다는 원칙론을 폈지만, 반이재명 연대는 코로나19 상황 속 경선 흥행을 위해 경선일을 11월로 미뤄야 한다는 흥행론을 폈다. 표면적으로는 경선 연기가 대선승리에 유리한지에 대한 논의였지만, 이면에는 경선을 앞둔 후보들 간 파워게임이 내재된 것으로 평가됐다.

각 캠프 소속 의원들은 물론 민주당 최고위원들의 찬반 의견도 팽팽히 맞서왔다. 강병원 김영배 전혜숙 최고위원은 '경선 연기'를, 김용민 백혜련 이동학 최고위원은 '현행 일정'을 주장해왔다.

당내 지지율 1위 이 지사가 경선연기 불가론을 관철하며 영향력을 입증한 만큼 당분간 민주당에선 이 지사의 독주체제가 계속될 전망이다.

그러나 반이재명 연대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이들은 앞서 당 지도부의 경선연기 불가 결정에 대비해 최고의결기구인 당무위원회를 소집해 경선연기를 강행하는 방안을 준비해왔다.

내홍이 고조되면서 민주당의 균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내부 갈등에 매몰된 탓에 정작 야당과의 대선 본게임에선 지리멸렬하게 패배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