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서 아기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비결은

입력 2021-06-25 08:59

‘광주의 신상아 출생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이유는?’

빛고을 광주에서 아기 울음소리가 예전보다 더 자주 들리게 된 데는 그만한 까닭이 숨어 있다. 출산을 장려하는 정책적 배려는 물론 산후서비스까지 제공하기 때문이다. 예비 산모들이 광주에 사는 것을 선호하는 이유다.

광주시는 “오는 7월부터 산모, 신생아를 위한 광주형 산후관리 공공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선보이게 된다”고 25일 밝혔다.

산후관리 공공서비스는 전문 교육과 실습과정을 마친 간호사·조산사로 구성된 ‘해피아이맘 건강간호사’가 직접 가정을 방문해 유방 관리, 모유 수유 등을 돕고 신생아 수면까지 돌봐주는 게 뼈대다.

광주에 거주하는 출산 후 120일 이내 산모라면 누구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시는 출산가정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고 출산 지원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하루 4시간씩, 모두 5차례 나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용 가격은 시간당 2만 원이지만 가구 소득수준에 따라 최대 90%까지 지원이 이뤄진다. 이로 인해 출산가정의 경제적 부담은 많지 않다.

중위 소득 51∼140% 가구의 경우 1만4000원을 지원받게 된다. 본인 부담금은 6000원에 불과하다.

서비스를 희망하는 산모는 출산 예정 30일 전부터 출산 후 90일까지 광주 아이 키움 홈페이지나 여성가족재단으로 신청하면 된다. 시는 예비 산모를 위한 ‘막달(출산 전 3개월) 가사도우미 서비스도 곧 도입할 계획이다.

시는 ’아이 낳아 키우기 좋은 광주 만들기’를 위해 생애주기별 6단계 28개 과제를 추진 중이다. 올해부터 출생 육아수당으로 출생 축하금 100만 원, 육아수당 20만 원을 생후 24개월까지 지급하고 있다.

여기에 광주시의회와 협의를 거쳐 내년부터 둘째 자녀 150만 원, 셋째 자녀 이상 200만 원 등 다자녀 출생축하금을 신설할 예정이다.

시는 또 신혼부부(혼인신고일 기준 7년 이내 무주택 신혼부부)에 대해 7월부터 주택도시기금 전세자금 대출이자를 최대 1%까지 2년간 지원해준다. 여성계의 숙원사업인 ‘여성가족복합센터(가칭)’ 건립에도 나선다. 센터는 여성 교류·가족 친화, 돌봄 등 종합적 기능을 담당하게 된다.

인공지능(AI) 기반의 ‘어린이 상상 놀이터(가칭)’ 건립도 추진한다. 아이들의 꿈을 키워주기 위해 공연장, 창의‧친환경 놀이터, AI 미래직업체험관, 자연 체험장 등으로 이 공간을 채운다. 결식 우려가 있는 만 18세 미만 취학·미취학 아동은 이달부터 급식비 단가를 1인당 1식 5000원에서 6000원으로 인상해 지원하고 있다.

시는 산후관리는 전국적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지원사업과 차별화된 광주형 공공서비스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광주 인구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증가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통계청의 4월 인구 동향 발표에 따르면 4월 출생아 수는 2.2% 감소, 사망자 수는 1.7% 증가해 전체 인구가 2267명 자연 감소했다. 지난 4월 출생아 수는 2만282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교해 2.2% 줄어든 데 비해 사망자 수는 2만5087명으로 1.7% 늘었다. 출생아 수에서 사망자 수를 뺀 자연증감은 -2267명으로 2019년 11월부터 18개월째 감소추세다.

같은 기간 전국 17개 광역단체 중 광주는 신생아 수가 7.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만 유일하게 신생아가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올 1분기 통계 수치를 살펴봐도 광주의 출생아 수 증가는 두드러진다. 광주의 합계 출산율은 0.96명으로 전국 0.88명을 훨씬 웃돌았다. 이 기간 출생아 수는 2102명으로 지난해 동기 1969명보다 6.8% 늘어나 6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광주 출생아 수는 2018년 처음으로 1만 명 이하인 9105명)로 떨어졌고 지난해 7318명, 합계 출산율 0.81명으로 급감했으나 올해 들어 상승세로 돌아섰다.

시는 다각적 출산·보육 지원 정책에 따른 것이라고 자평하고 있다. 기준 중위소득 180% 이하 난임 여성을 대상으로 체외수정, 인공수정 시술비 중 비급여, 본인 부담금을 최대 21회까지 지원하는 등 임신을 장려하는 정책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것이다. 시는 올해 1분기에만 1107건을 지원해 174건의 임신이 성공했다고 밝혔다.

광주시 곽현미 여성가족국장은 “지역 사회가 아이 낳아 키우기 좋은 광주 만들기를 위해 긴밀하게 협력한 결과”라며 “앞으로도 저출산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합리적 정책을 적극적으로 개발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