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아파트 붕괴 “99명 실종”…10세 소년 극적 구조

입력 2021-06-25 04:23 수정 2021-06-25 06:38
붕괴 사고가 난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데이드카운티 서프사이드의 아파트. AFP=연합뉴스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데이드카운티 서프사이드에서 발생한 아파트 붕괴 사고로 24일(현지시간) 오후 99명의 소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현지 경찰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날 오전 1시30분쯤 서프사이드 지역 해변에 자리 잡은 12층짜리 챔플레인 타워 사우스 아파트의 일부가 붕괴해 1명이 사망하고 10명 이상이 다쳤다. 또 이 건물 전체 136가구 중 55가구가 파괴됐다.

다만 행방불명된 99명이 사고 당시 건물 내부에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소방 당국은 80여팀을 투입해 수색·구조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붕괴 건물 주변의 85∼96번가 11개 도로가 폐쇄됐다. 마이애미데이드카운티 측은 “잔해에 갇힌 이들을 확인하고 구조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10세 소년이 구조되기도 했다. 한 목격자는 “붕괴 모습을 보고 ‘이런 상황에서 생존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던 차에 고함치는 소리가 들려서 봤더니 파편 사이로 손이 보였다”며 침대 프레임과 매트리스 아래에 소년이 있었다고 CNN에 전했다.

사고 직후 출구를 못 찾다 발코니에서 구조된 3층 거주자 베리 코언은 “갇혀 있던 20분이 평생처럼 느껴졌다”면서 “건물 전체가 무너지는 줄 알았다. 구조 크레인에 타고서야 살아남은 게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안도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붕괴한 아파트는 해변에 있는 콘도미니엄 형태로 1981년 건설됐다. 마이애미헤럴드에 따르면 침실 3개가 딸린 162㎡ 크기의 호실이 지난 17일 71만 달러(약 8억원)에 거래됐고, 지난달 11일에는 침실 4개짜리 418㎡ 규모의 펜트하우스가 288만 달러(약 32억6000만원)에 팔리는 등 고급아파트에 속한다.

붕괴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현재 폭우를 동반한 폭풍이 마이애미 쪽으로 접근하고 있어 구조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백악관과 연방재난관리청(FEMA)은 필요한 경우 지원을 위해 사고 지역 당국과 접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