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학교 남학생들의 성 착취 음란물을 제작·유포한 혐의 등을 받는 최찬욱(26)씨가 “구해줘서 감사하다”고 말한 것을 두고 공분이 일고 있다.
앞서 재판에 넘겨진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의 발언과 맞물려, 이들의 반성없는 태도에 비판에 쇄도하고 있다.
신상이 공개된 최찬욱씨는 24일 아동·청소년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찰에서 검찰로 송치되기 전 취재진 앞에 서서 “호기심으로 시작해 여기까지 왔다”며 “더 심해지기 전 어른들이 구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스스로 안경과 마스크를 벗고 직업까지 공개하는 등 전혀 위축되지 않은 모습을 보인 그는 경찰 수사관을 염두에 둔 듯 “저 같은 사람도 존중해 주는 분들이 있어서 감사하다”라고도 했다.
최씨의 ‘감사’ 언급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조주빈의 뻔뻔한 모습과 교차한다는 반응도 나온다.
앞서 지난해 3월 조주빈은 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의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로 경찰에서 검찰로 넘어가기 전 심경을 묻는 기자들 질문에 “멈출 수 없었던 악마의 삶을 멈춰줘서 감사하다”고 했다. 현재 조주빈은 항소심에서 42년형 등을 받고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
두 사람의 ‘감사’ 발언은 죄책감보다는 자기 합리화 차원에서 나온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고 핑계를 대는 것은 범죄자들의 일반적 특징”이라며 “(최씨의 경우) 자기만족을 위해 피해자를 이용하고 조종하고 통제하면서 느끼는 즐거움을 포기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연합뉴스에 말했다.
대전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공봉숙 부장검사)는 경찰 수사자료를 검토하고 피의자 조사를 벌인 뒤 최씨를 기소할 예정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