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23일(현지시간) 하루 신규 코로나19 확진자가 1만6135명으로 급증했다. 전날보다 4510명이나 늘어난 것으로 지난 2월 6일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을 기록했다.
인도에서 처음 발견된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종인 ‘델타 변이’가 급속히 확산하며 생긴 일이다. 영국에선 델타 변이의 변이로 전파력이 더 큰 델타 플러스 변이 사례까지 확인되면서 코로나19 3차 확산이 본격 시작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영국에서 변이 감염 사례가 급증하면서 신규 확진자가 지난 겨울 이후 볼 수 없었던 수준으로 악화했다”고 보도했다.
델타 변이는 현재 영국에서 확산 중인 코로나19 바이러스 지배종이다. 영국에 상륙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감염이 빠르게 진행돼 신규 확진자 원인균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잉글랜드 공중보건국은 델타 변이 전파력이 영국에서 처음 발견된 ‘알파’ 변이보다 64% 높다고 밝혔다.
영국 정부는 일단 백신 접종을 독려하고 있다. 나딤 자하위 백신담당 정무차관은 “백신이 델타 변이에 아주 효과가 있다”며 “현재 입원 환자의 60%는 미접종자”라고 말했다. 설상가상으로 영국에선 델타 플러스 감염 사례도 41건이 나왔다.
다만 영국은 다음 달로 예정된 코로나19 규제 해제 날짜 변경 계획이 없다.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개최되는 유로 2020 결승전에 6만 관중 입장도 허용했다.
유럽 국가들도 비상이 걸렸다.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는 델타 변이가 8월 말까지 유럽연합(EU) 내에서 신규 감염의 9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ECDC는 특히 올여름 델타 변이의 확산 가능성이 매우 크고, 백신 접종 대상이 아닌 젊은 층에서 주로 퍼질 것으로 예상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EU 국가들이 영국처럼 델타 변이 유행 국가에서 온 입국자에게 격리 조치를 부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백신 접종 모범국인 이스라엘도 델타 변이가 확산하면서 백신을 접종한 관광객의 자가 격리 면제 계획을 연기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부는 다음달 1일 시행하려던 외국인 관광객의 자가 격리 면제 조치를 한 달 더 미뤄 8월 1일부터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보건부에 따르면 전날 발생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10명이다. 당국은 최근 늘어난 감염의 70%가량은 델타 변이 때문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대부분 입국자 격리 의무 위반 과정에서 전파된 것으로 보고 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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