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살머리고지 묻혀 있던 전사자 424명, ‘조국 품으로’

입력 2021-06-24 15:01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장병들이 강원도 철원 화살머리고지에서 유해를 수습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올해 71주년을 맞은 6·25전쟁 전사자의 유해를 수습하기 위한 강원도 철원 비무장지대(DMZ) 내 화살머리고지 우리측 지역 유해발굴 사업이 24일 종료됐다.

이 일대 유해발굴은 2018년 9·19 남북군사합의를 계기로 2019년 4월 처음 시작돼 약 2년 2개월간 진행됐다. 합의문에 명시된 남북 공동 유해발굴을 위해 양측이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함께 발굴에 나서기로 했지만, 남북 관계 악화로 북측이 호응하지 않으면서 우리 군 단독으로 작업이 이뤄졌다.

그 결과 유해 3092점(424구)과 인식표 계급장 손전등을 비롯해 각종 탄약, 장구류 등 10만1816점의 유품이 발굴됐다. 발굴 과정에서는 프랑스군으로 추정되는 유해 1구도 수습했으며, 인식표는 프랑스 측에 직접 전달하기도 했다.

서욱(가운데) 국방부 장관이 24일 강원도 철원군 화살머리고지 유해발굴 현장을 방문해 군사대비태세와 9·19 남북군사합의 이행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군은 올 하반기부터 화살머리고지의 동쪽에 인접한 백마고지로 발굴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백마고지는 6·25 당시 가장 많은 전사자가 발생한 지역 중 한 곳으로, 다수의 국군뿐 아니라 유엔군 유해 수습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부는 이날 캐나다 국방당국과 6·25 참전 캐나다군 미수습 실종자의 신원 확인을 위해 유전자 정보 체계를 공동 구축하기로 뜻을 모았다. 아직 유해가 발굴되지 않은 캐나다군 실종자는 16명으로, 향후 DMZ 유해발굴과 유전 정보 공유를 통해 신원 확인 등의 가시적 성과가 나올 것으로 군은 기대하고 있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에서는 유해 발굴 사업 홍보와 전사자 유가족 시료 채취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황해도 출신 실향민인 사회자 송해씨를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25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에서 열리는 6·25 전쟁 제71주년 기념행사 포스터. 국가보훈처 제공

6·25 전쟁 제71주년 기념행사는 25일 오전 10시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다. 국가보훈처가 행사 주관을 맡은 1994년 이래 처음으로 당시 피난수도였던 부산에서 거행된다. 보훈처는 “영화의 전당은 당시 국군과 유엔군이 항공기를 타고 날아올랐던 수영비행장(유엔군 군용비행장)이 있던 자리”라며 “대한민국의 재도약을 기원하는 동시에 나라를 위한 헌신을 끝까지 책임진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