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14초’ 같은 화장실 썼는데 감염…델타 변이의 위력

입력 2021-06-24 14:58
국민일보 DB

최근 중국에서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14초 만에 전파됐다는 역학 조사 결과가 나왔다.

23일 JTBC 뉴스룸 보도에 따르면 최근 중국 광저우시 보건당국은 델타 변이 감염 경로를 추적한 결과를 발표했다. 시 당국은 델타 변이 바이러스 최초 감염자 궈씨(75)를 시작으로 바이러스가 확산되는 과정을 공개했다.

JTBC ‘뉴스룸’ 방송 화면 캡처

지난달 중순 궈씨는 한 건물 내 화장실을 찾았다가 당시 화장실에 있던 송씨(74)에게 델타 변이 바이러스를 옮겼다. 궈씨와 송씨가 함께 있었던 시간은 45초에 불과했다.

그로부터 이틀 뒤, 감염 사실을 몰랐던 송씨가 한 식당을 방문했고 물을 받으러 갔다가 처음 보는 황씨(58)와 마스크 없이 잠시 대화를 나눴다. CCTV에 기록된 시간은 1분 40초였지만 황씨는 세 번째 감염자가 됐다. 네 번째 감염자 루씨(34)는 지난달 25일 황씨와 카페 화장실에서 단 14초 동안 함께 머무른 뒤 델타 변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중국 당국은 백신을 맞은 사람이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다며 서둘러 백신을 맞도록 권하고 있다.

한편 델타 변이는 영국과 포르투갈 등 유럽 일부 국가와 미국, 중국 등에서 급속도로 번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92개국에서 델타 변이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도 델타 변이의 국내 유입이 확인되면서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이후 델타 변이는 국내에서 총 190건확인됐는데 주요 변이 4종만 놓고 보면 영국발 알파 변이(1886건)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지난 22일 브리핑에서 “델타형 변이는 빠른 속도로 전 세계적인 ‘우세형’으로 돼 가고 있다”면서 “더욱이 알파형보다 전파력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은 맞다”고 말했다.

이 단장은 “유행 통제를 위해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철저한 준비와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변이에 대한 최상의 대책은 정해진 일정에 따라 백신 접종을 완료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재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