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취 상태로 역주행하다가 20대 오토바이 배달원을 크게 다치게 한 30대 운전자에게 검찰이 징역형을 구형했다. 피해를 입은 배달원은 다리를 절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지법 형사22단독(판사 장기석) 심리로 23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 및 도주차량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38)에게 징역 9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음주운전으로 벌금과 집행유예를 받은 적이 있으나 또 만취 상태로 운전해 중앙선을 침범하고 23세 피해자의 다리를 절단하는 상해를 입혔다”며 “사실상 사망사건이나 다름없을 정도로 중한 상해를 입혔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지난해 11월 11일 오전 4시25분쯤 인천시 서구 원창동의 편도 4차로에서 술에 취한 채 쏘나타 승용차를 몰던 A씨는 중앙선을 침범했다. A씨는 그대로 역주행하던 중 오토바이를 탄 배달원 B씨(23)를 치어 크게 다치게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배달 대행업체에 소속된 배달원 B씨는 회사 동료들과 회식한 뒤 오토바이를 운전해 귀가하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고로 왼쪽 다리가 절단된 B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다.
당시 A씨는 사고를 낸 뒤에도 150m가량 도주하다가 차량 타이어가 고장나 정차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나가던 행인이 이를 목격, 경찰에 신고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체포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71%로 면허 취소 수준에 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1월 기소된 A씨는 최근까지 총 7차례 반성문을 써서 재판부에 제출했다. A씨의 변호인은 최후변론에서 “피고인은 (사고 당시) 비정상적인 모습으로 자동차를 운전한 것을 블랙박스 영상에서도 볼 수 있다”며 “사고 직후 경찰차 4대가 출동하고 목격자도 20명 정도 있어 도주할 상황이 아니었고 도주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피고인은 피해 복구를 위해 최대한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어떤 말로도 피해자 가족의 용서를 구하기 어렵지만 법이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관대한 처분을 내려 달라”고 전했다.
A씨도 최후진술에서 “돌이킬 수 없는 범죄를 저지른 저 자신이 증오스럽고 후회된다”며 “평생 속죄하고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하면서 살아가겠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노유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