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타워크레인 해체 작업을 하던 하청업체 노동자가 20m 아래로 추락해 숨진 사고 당시 영상이 공개됐다. 안전줄에 몸을 의지했지만, 몸무게를 지탱하지 못한 채 힘없이 끊어졌다.
MBC가 입수해 23일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타워크레인을 연결하는 비좁은 철제 구조물 위에 노동자 2명이 올라 서 있다. 이들은 안전고리를 수평 구명줄에 연결한 채 작업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60대 한모씨가 왼쪽으로 걸어가는 순간 구조물이 휘청했고, 한씨는 중심을 잃고 5층 높이인 20m 아래로 떨어졌다.
생명줄이 되어야 할 수평 구명줄이 한씨의 몸을 버티지 못한 것이다. 현장에서 검게 변색되고, 끝이 갈라진 구명줄이 발견됐다. 현행 법에는 수평 구명줄과 관련한 기준조차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총 전북본부는 23일 사고가 난 전북 전주시 완산구의 한 오피스텔 신축 건설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력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필요성을 강조했다.
노조는 “현재까지 명확한 사고 원인이 파악되지 않았지만, 명백한 산재사고”라며 “안전줄 하나에 자신의 몸을 의지한 채 매달려 있었을 근로자의 공포는 짐작하기조차 어렵다”며 애도했다.
이어 “중대재해법이 제정됐지만 시행을 앞두고 법을 무력화시키려는 재계의 압박이 계속되고 정부는 눈치만 보고 있다”며 “더 이상의 억울한 죽음을 막기 위해 강력한 시행령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