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경찰청 소속 여성 경찰관이 직장 내 괴롭힘과 10여년 전 동료 경찰관으로부터 당한 성폭력 피해를 호소하는 국민청원을 게재한 가운데 해경이 감찰에 착수했다.
2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현재 같은 사무실 직원의 막말과 텃새, 순경 때 당했던 직장 내 성폭력 사고를 알리니 조사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왔다.
올해 2월 해경청 발령을 받아 근무 중이라고 밝힌 여성 경찰관 A씨는 “주무 서무 행정 업무로 힘들어했던 저에게 사무실 동료 B씨는 ‘16년 동안 얼마나 날로 먹었길래 이딴 서무 (업무) 하나 못해서 이렇게 피X 싸고 있냐’고 했다”며 “다른 직원들도 있는 사무실에서 그렇게 얘기해 굉장한 수치심과 모욕감이 들었다”고 폭로했다.
이어 “B씨로 인해 대인관계를 기피하게 되고 밥도 제대로 못 먹는 등 고통스러워 정신과 치료를 받고 약도 먹게 됐다”며 “회사에 B씨와 분리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육아휴직을 신청하라’거나 ‘본청에 그 정도 각오 없이 왔느냐’는 말만 들었다”고 덧붙였다.
A씨는 “내부에서는 자꾸 덮으려고 해 객관성을 보장받고자 B씨가 저에게 막말과 폭언을 한 과정에서 본 직장 동료들에게 진술 또는 확인서를 써 달라고 말해봤지만, 직원들은 본인 승진 때문인지 묵묵부답이었다”며 “회사에 도움 요청을 해도 묵살 당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A씨는 2008년 일선 해경서에서 근무할 당시 회식 자리에서 상사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C반장이 할 이야기가 있다며 회식 장소인 건물 지하로 데리고 갔다”며 “따라 가보니 룸살롱이었는데 문을 닫더니 옆에 앉히고서는 과일을 이쑤시개로 찍어주면서 입을 벌리라고 했고, 어깨에 손을 올리고 몸을 밀착시켰다”고 설명했다.
A씨는 “무서워서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라고 하며 뿌리치며 뛰쳐 나왔고 택시를 타 관사에 들어갔다”며 “다음 날 출근해서 계장님께 말씀드렸더니 ‘미친 XX네’라고만 하고는 아무런 조치를 해주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A씨는 “당시 기억이 너무 고통스러워 해경 직장생활 하는 내내 트라우마로 남았다”며 “당시 상관에게 말해도 저를 도와주지 않았고 회사에 알려지면 오히려 제가 불이익을 받을까봐 두려웠다”고 밝혔다. 이어 “그 일이 너무 억울하고 트라우마로 남은 게 13년”이라며 “C씨를 처벌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해경청은 A씨의 국민청원 글을 토대로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감찰 조사에 들어갔다.
해경청 관계자는 “국민청원 글을 토대로 현재 사실 여부를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