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넷제로’ 조기 추진…최태원 회장 “그룹 차원 파이낸셜 스토리 필요”

입력 2021-06-23 15:32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2일 경기 이천시 SKMS연구소에서 열린 '2021 확대경영회의'에서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SK 제공

SK그룹이 ‘넷제로(탄소 실질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를 계획보다 빨리 추진한다. SK그룹 전체적으로 함께 추진해 이해관계자들에게 ‘파이낸셜 스토리’로 알린다는 계획이다.

23일 SK그룹에 따르면 최태원 SK 회장은 22일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2021 확대경영회의’에서 “향후 탄소 가격이 생각보다 더 빠르게 올라갈 것을 고려하면 넷제로는 하느냐 안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경쟁력의 문제”라며 “남들보다 더 빨리 움직이면 우리의 전략적 선택의 폭이 커져 결국에는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넷제로 계획을 그룹 전체가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반도체, 수소 등을 그룹 차원의 파이낸셜 스토리로 만들었을 때 시장에서 호응을 얻을 수 있었다”고 과거 사례를 언급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SK 그룹사 최고경영자(CEO)들은 글로벌 탄소중립 목표 시점인 2050년보다 앞서 온실가스 순배출 ‘제로’를 달성하자는 넷제로 추진을 공동 결의했다. SK 그룹사들이 2050년 이전까지 이산화탄소 등 7대 온실가스를 직접 감축할 수 있도록 적극 투자하고,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해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내용이다.

SK머티리얼즈가 넷제로 달성 목표를 2030년으로 잡은 것을 필두로, 각 사별로 조기달성 목표를 수립했으며 최소 10년 단위로 중간목표를 설정해 그 결과를 매년 투명하게 공개한다. 지난해 SK그룹 탄소 배출량을 기준으로 2030년까지 약 35%, 2040년까지 약 85%를 감축한다는 방침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2일 경기 이천시 SKMS연구소에서 열린 '2021 확대경영회의'에서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SK 제공



최 회장은 이날 회의에서 ‘좋은 파이낸셜 스토리’를 완성해 모든 이해관계자들로부터 공감과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각 회사의 미래 비전에서부터 이사회 운영, 구성원 평가 등 모든 요소가 파이낸셜 스토리 내에서 톱니바퀴가 맞물리는 것처럼 조화를 이루고, 이해관계자별로 맞춤 스토리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SK그룹은 그동안 수소, 배터리, RE100(사용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쓰는 것) 등 환경분야를 선도해 왔고, 비즈니스 모델 혁신, 사회적 가치, 더블보텀라인(DBL), 공유인프라, 환경·사회문제·지배구조(ESG) 등 여러 딥체인지 방법론으로 많은 성과를 이뤘다”면서 “이를 이해관계자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소통하고 실천해 나간다면 결국 신뢰를 얻어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확대경영회의에는 최 회장을 비롯해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과 7개 위원회 위원장, 주요 관계사 CEO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