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외지 대형 건설사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지역건설업체 살리기에 고심하고 있다. 파격적인 인센티브와 협약 등 동원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지역건설업체 활성화를 이끌 방침이다.
대구시는 23일 대구시청 별관에서 코오롱글로벌㈜, 대한전문건설협회 대구시회와 ‘상화로 입체화 사업’ 하도급 공사 지역업체 참여비율 확대 내용을 담은 협약을 체결했다.
상화로 입체화 사업은 4차순환도로 중 상습 정체구간인 상화로(월곡네거리~유천네거리) 4.14㎞ 구간의 교통 혼잡을 해소하기 위해 올해부터 2027년까지 왕복 4차로 지하도로를 건설하는 설계·시공 일괄입찰방식 사업이다. 사업비 3200억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공사다. 지난 3월 사업 실시설계적격자 및 우선시공분 공사 낙찰자로 코오롱글로벌 컨소시엄(코오롱글로벌·롯데건설·화성산업·서한·삼진씨앤씨)이 선정됐으며 올해 말 본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대구시는 지역 대규모 공사의 지역업체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이번 협약을 추진했다. 협약에 따라 코오롱글로벌은 지역전문건설업체 하도급 참여율, 지역 자재·장비 사용, 인력 고용비율 등이 90% 이상이 되도록 노력할 방침이다. 대구시는 건설업체 어려움 해소와 행정·재정적 지원을 맡는다. 대한전문건설협회 대구시회는 지역 전문건설 우수업체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대구시는 공공사업의 지역업체 참여비율을 선도적으로 높이는 이번 협약이 민간발주사업 현장에서도 지역 내 발주물량을 늘리는 긍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구시는 또 이날 지역건설업계와 정비사업 용적률 인센티브 개편안 마련을 위한 간담회를 열었다. 지역업체의 주택건설 참여 확대 등이 주요 논의 내용이다. 대구시는 재건축·개발 정비사업에서 지역업체 참여 시 최대 23%까지 용적률을 지원하는 인센티브 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막강한 자본을 앞세운 외지업체에 밀려 현재 시공사가 선정된 72곳 중 8곳만이 지역업체다.
이에 대구시는 더 적극적인 지원 방안이 필요하다고 보고 ‘정비사업 용적률 인센티브 개편’을 추진하게 됐다. 기존 용적률 인센티브 23% 지원에 더해 인센티브 항목들을 추가할 계획이다. ‘탄소중립 선도도시’ 조성에 발맞춰 녹색건축물 조성 등 친환경 건축물 인증에 따른 용적률 인센티브, 최근 증가하는 1~2인가구 수요를 반영한 소형주택 건립에 따른 인센티브, 친환경 건축물 건설 활성화를 위한 제로에너지 인센티브 등이 대구시가 생각하고 있는 방안들이다. 특히 여기에 지역업체 참여 시 인센티브 비율을 더 높여주는 유인책도 포함할 예정이다.
대구시는 이번 용적률 개편안에 대한 지역업계, 주민·의회 등의 의견을 수렴해 올해 말 최종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