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광장과 시민광장을 품은 새로운 광화문광장이 내년 4월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다. 광화문 월대와 해치는 오는 2023년까지 복원이 완료된다.
서울시는 23일 이같은 내용의 광화문광장 보완·발전계획을 발표하고 내년 4월 전면 개장한다고 밝혔다. 지난 4월 오세훈 시장이 “광화문광장 조성공사를 진행하되 역사성과 완성도를 높이겠다”고 발표한 이후 역사성, 스토리텔링, 주변연계 등 3대 보완방향을 구체화한 것이다.
광화문광장의 역사성은 월대 복원, 매장문화재 보존, 역사물길·담장 등 형상화를 통해 강화한다. 광화문 월대와 해치상 복원은 2023년까지 완료한다는 목표로 내년 4월 문화재발굴조사를 시작한다. 월대는 궁궐이나 건물 앞에 놓인 넓은 기단으로, 왕과 백성이 소통하던 공간이다. 서울시와 문화재청은 광화문 앞 사직로의 기능을 유지하면서 길이 50m, 폭 30m의 월대를 복원할 계획이다.
또 광화문광장 매장문화재에 대한 서울시의 보존계획이 지난 16일 문화재청의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통과함에 따라 육조거리의 흔적을 품은 광장 조성도 본격화한다. 서울시는 최근 문화재 발굴조사를 통해 그동안 사료를 통해 추정만 했던 삼군부(군사업무총괄)와 사헌부(관리감찰) 등 조선시대 주요 관청의 실제 유구를 처음으로 확인했다. 문화재위원회는 “발굴된 매장문화재를 현지 보존 조치하되, 일부 구간 노출전시는 전문가 검토를 거쳐 추진하라”는 심의 의견을 냈다.
서울시는 발굴 유구상태가 양호한 사헌부 터 영역(세종로공원 앞)은 문지, 우물, 배수로 등 유구 일부를 발굴된 모습 그대로 노출 전시한다. 삼군부 터(정부서울청사 앞), 형조 터(세종문화회관 앞) 등은 보존하고, 상부에 담장 등 유적의 형태를 반영한 시설물을 설치해 역사성을 표현한다. 유구로 발굴된 조선시대 배수로는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이야기가 있는 시간의 물길’로 조성한다. 배수로 유적이 없는 구간은 분수, 포장패턴 등으로 흔적을 잇고, 수로 바닥에 조선시대~일제강점기~근현대의 역사적 사건과 인물 등을 음각으로 새겨 물길을 따라 걸으며 역사를 기억할 수 있도록 한다.
세종대왕상 아래와 지하에 있는 ‘세종이야기’와 ‘충무공이야기’는 시민들의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전면적인 리모델링을 추진할 예정ㅇ며 동상 뒤편 출입구도 눈에 잘 띄는 디자인으로 개선한다. 벤치, 수목보호대 등 광장 내 시설물에 한글 디자인을 입힌다.
‘뜻밖에 발견한 재미’를 콘셉트로 한글을 광장 곳곳에 숨겨놓아 보물찾기처럼 찾아보는 재미를 더한다. 세종대왕상 주변에는 세종대왕의 민본정신과 한글창제의 근본원리를 토대로 한 한글 분수를 새롭게 조성한다. 이순신 장군 동상 주변에는 12척의 전함과 전투 승리를 상징하는 승전기념석이 설치된다.
현대해상 앞 시민광장에는 터널분수가 설치된 물놀이정원이 들어서고, 나무가 우거진 숲이 조성된다. 이를 통해 시민들이 도심에서 편하게 쉴 수 있는 공원같은 광장을 선보인다.
서울시는 광장경계를 넘어 주변의 민간·공공건물을 통합적으로 활용해 광화문광장의 변화가 주변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우선 의정부터, KT건물, 세종문화회관, 세종로공원 등 주변부 변화가 순차적으로 추진중이며 광화문~용산~한강으로 이어지는 ‘국가상징거리’ 조성을 위한 계획도 연내 착수해 내년 6월까지 수립한다.
KT건물이 올 하반기부터 리모델링을 하면서 지상1층을 광장과 연계한 공공라운지로 개방하기로 했다. 미 대사관은 현재 청사를 용산공원 북측으로 이전하기 위한 지구단위계획변경 결정 등 관련 절차가 진행중이며, 향후 미 대사관이 이전되면 관계기관과 협의해 부지 활용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월대 복원에 따라 광화문 앞 사직로를 휘어진 T자 형태로 기존 차로를 유지하되 광화문삼거리 우회전 차로 1개를 추가할 계획이다. 류훈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내년 4월이면 광화문광장은 코로나19로 지친 시민들에게 휴식과 활력을 주는 도심 속 대표 힐링공간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며 “주변 연계 활성화를 통해 광장의 공간적 깊이를 더하고 콘텐츠를 다양화해 시민들이 사랑하고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대한민국 대표 공간으로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