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기정·남승룡이 일본인?’ 반크, 글로벌 캠페인으로 역사왜곡 잡는다

입력 2021-06-23 11:34
손기정 마라토너가 한국인임을 알리는 포스터. 반크 SNS

사이버 외교 사절단 반크가 한국인 마라토너 손기정·남승룡 선수를 일본인처럼 소개한 일본 올림픽 박물관의 오류를 바로잡는 캠페인을 전개한다.

23일 반크는 페이스북 등 SNS 글을 통해 “일본 도쿄올림픽 주 경기장 인근에 문을 연 올림픽 박물관이 한국인 마라토너 손기정과 남승룡 선수를 일본인처럼 소개하고 있는 사실을 발견했다”며 “이에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와 일본 올림픽위원회를 대상으로 시정 요구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또한 반크는 “세계 최대 청원사이트인 ‘체인지닷오르지(change.ogr)’에 관련 청원을 시작했고, 한국인 손기정 선수를 알리는 영어 포스터를 제작해 일본 올림픽 박물관을 압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반크 SNS에서는 손기정 선수가 한국인임을 알리는 영어·일본어·중국어·스페인어판 포스터가 배포되고 있다. 해당 포스터에는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당시 우승 테이프를 끊는 손기정 선수 가슴에 ‘KOREA’를 삽입했고, “나의 평생소원은 일본인이 아닌 한국인 손기정으로 기억되는 것이다”라는 문장을 적어 넣었다.

반크는 “이번에 제작한 포스터 중 일본어로 된 포스터를 SNS로 일본인들에게 알리며 손기정 선수에 대해 모르는 이들이 일본 올림픽박물관의 손기정 선수 오류를 시정할 수 있도록 여론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반크가 국제 청원 사이트 '체인지닷오르그'에 올린 청원. 현재 청원 동의자 수는 2500명을 돌파했다.

이같은 일본의 역사 왜곡은 지난해 3월 일본이 도쿄올림픽 주 경기장 인근에 올림픽 박물관을 개장하면서 알려졌다.

해당 박물관에는 역대 일본인 금메달리스트를 소개하는 코너 맨 위에 손기정 선수가 전시돼 있었고, 일본은 월계관을 쓴 채 시상대에 선 손기정 선수에 대한 설명으로 ‘손기정, 1936년 베를린대회 육상경기 남자 마라톤 선수’라고만 기재했다.

이 코너에는 같은 대회에서 동메달을 차지했던 남승룡 선수의 이름도 열거돼 있다.

이에 박기태 반크 단장은 “관람객이 두 선수를 일본인으로 오해할 수 있기에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표기와 같아야 한다”고 말했다.

IOC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두 선수는 한국인이며,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당시 한국은 일제 식민지 시기에 있었고, 광복 후 손 선수는 1988년 서울 올림픽 때 성화를 봉송하기도 했다”는 내용으로 소개하고 있다.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다국어로 제작된 역사 바로잡기 포스터. 반크 SNS

반크는 다음 달 23일 개막하는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을 앞두고 재외동포들이 적극 나서 오류를 바로 잡아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노유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