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씨는 모두 친척이냐?”…美 황당 질문에 골프여제 절레절레

입력 2021-06-23 10:56
박인비. AP뉴시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통산 21승을 거둔 ‘골프여제’ 박인비가 아직도 “다른 박씨 선수들과 친척인가”라는 불편한 질문을 받는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22일(현지시간) 최근 미국 사회에서 수면 위로 떠 오른 아시아계 차별에 대한 LPGA 아시아계 선수들의 경험담을 전했다.

현재 LPGA에는 박인비 외에도 박성현과 애니 박 등 박씨 성을 가진 선수들이 활약 중이다. 박세리 박지은 등 과거에 활약했던 선수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더 많다.

그러나 아무리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하더라도 박씨 성을 가진 선수들이 모두 친척이냐는 질문은 무리가 있다는 것이 박인비의 시각이다.

그는 또 LPGA 데뷔 후 14년이 지났는데도 대회를 중계하는 아나운서나 앵커가 한국계 선수들의 이름을 잘못 발음해 SNS를 통해 올바른 발음을 알려준다고 전했다. 그러나 박인비는 계속해서 틀린 발음을 고집하는 아나운서나 앵커가 있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아시아계를 향한 증오범죄 때문에 미국 생활이 더욱 조심스러워졌다는 선수들도 많다.

LPGA에서 통산 9승을 올린 최나연은 지금까지는 어머니가 대회에 동행했지만, 올해는 어머니에게 미국에 올 필요가 없다는 뜻을 알렸다. 어머니가 영어를 하지 못해 안전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미셸 위 웨스트. AP뉴시스

미국에서 태어난 한국계 골프 선수 미셸 위 웨스트는 아시아계에 대한 차별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10대 시절 ‘천재 골프소녀’로 불렸던 위 웨스트는 “왜 한국인들은 골프를 잘하나”라는 미국 기자들의 질문을 수없이 받아왔다. 위 웨스트는 한국 선수들을 ‘한국인’이라는 국적으로 일반화해 묻는 질문에 불쾌했음에도 “한국인들은 연습을 열심히 한다”라고 답할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최근 LPGA 투어에 복귀한 위 웨스트는 앞으로는 이 같은 질문을 받으면 “그런 질문은 부적절하다”고 반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