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가 발생한 경기도 이천시 쿠팡 덕평물류센터 인근 하천에서 1800여마리의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해 관계 당국이 원인 조사에 나섰다. 이천시는 물류센터 화재진압 과정에서 소화수와 오염물질이 하천에 유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
21일 이천시에 따르면 쿠팡물류센터 화재 발생 이틀째인 지난 19일 현장에서 1㎞가량 떨어진 복하천 3개 보에서 물고기 300마리가 죽은 채 물에 떠 있는 모습이 발견됐다. 다음 날인 20일에는 폐사한 물고기가 1000마리를 넘었다. 21일에도 500여마리 사체가 떠오른 모습이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폐사한 물고기 종류도 붕어, 잉어, 꺽지, 피라미 등으로 다양했다. 폐사 물고기가 발견된 3개 보는 쿠팡물류센터 인근 소하천(뒤뜰천)이 복하천과 만나는 지점부터 하류 3.2㎞ 구간에 설치돼 있다.
이천시 관계자는 “사흘에 걸친 물고기 떼죽음 원인은 수질오염 외에는 설명이 안 된다”며 “불을 잘 끄기 위해 소화수에 천연 계면활성제를 넣는데 이 성분이 공기를 차단해 물고기가 폐사할 수 있다. 쿠팡물류센터 화재진압 과정에서 하천으로 흘러든 소화수가 원인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시는 폐사 물고기 시료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정밀 분석을 의뢰하는 한편 복하천 3개 보와 뒤뜰천과 복하천 사이 갑문의 하천물을 채취해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에 수질분석을 의뢰했다.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로 인한 지역 주민들의 피해 신고도 잇따르고 있다.
이천시와 주민들에 따르면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의 직격탄을 맞은 덕평1리는 한동안 온 마을이 연기로 뒤덮였다. 덕평1리 및 인근 마을 주민 수십 명이 두통과 눈 따가움 등의 증상을 호소하고 있다.
닷새간의 진화과정에서 채소·화훼 비닐하우스 100여개동 곳곳에 분진이 쏟아져 농작물과 토양 오염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분진은 10여㎞ 떨어진 이천시청까지 날아가 피해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
김남명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