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한 대학에 재직 중이던 러시아 출신 연구원이 스파이 혐의를 받고 독일 수사당국에 체포됐다.
AFP통신 등 외신은 21일(현지시간) 독일의 한 대학교 자연과학기술대에서 연구조교로 일하던 일누르 N.이라는 러시아 출신 용의자가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독일 일간지 빌트는 검찰이 이니셜로 일부 공개한 용의자의 이름이 ‘일누르 나가예프’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독일 연방 검찰이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이 용의자는 지난 18일 체포돼 현재 구금 중이며, 지난해 10월 초부터 러시아 정보기관을 위해 일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용의자가 재직한 대학이 어디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아우크스부르크 대학 대변인은 AFP와의 인터뷰에서 해당 용의자가 본 대학에 재직한 것이 맞다고 입장을 전했다.
수사당국의 조사에 따르면 용의자는 지난해 10월부터 최근까지 최소 3차례 이상 러시아 정보 요원과 만났다. 또 용의자가 자신이 재직 중인 대학에서 취득한 정보를 정보 요원 측에 전달하면 그 대가로 현금을 받은 것으로 파악 중이다.
외신은 이번 사건이 최근 러시아와 유럽 각국이 여러 건의 ‘스파이 스캔들’로 불화를 빚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최근 이탈리아에서는 한 해군 대령이 기밀 군사 정보를 자신의 컴퓨터에서 빼내 러시아 측 외교관에게 넘기려다 적발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4월에는 체코 정부가 자국 주재 러시아 외교관들을 스파이 혐의로 대거 추방하자 러시아도 자국 주재 체코 외교관들을 맞추방했다. 이에 다른 동유럽 국가들도 체코와 연대해 러시아 외교관 추방에 나서는 등 러시아 대 유럽의 ‘외교관 추방전’으로 비화한 바 있다.
노유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