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온라인상에서 어른들의 가슴을 철렁 내려앉게 만든 사진이 공개됐습니다. 바로 유치원에 다니는 어린이가 남긴 포스터 때문인데요. 지난 19일 이 포스터가 처음으로 올라왔을 때만 해도 아이의 순수함에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하지만 21일에 공유된 포스터의 근황은 다소 충격적이었습니다.
삐뚤빼뚤한 글씨체로 적혀진 ‘저희도 놀이터에서 놀아도 되나요?’라는 제목의 포스터. 정성을 다해 꾹꾹 눌러 쓴 글씨와 포스터의 여백을 그림으로 가득 채운 모습은 누리꾼들이 절로 ‘엄마 미소’를 짓게 했습니다.
포스터의 내용은 말 그대로 ‘놀이터에서 놀아도 되냐’는 취지의 허락을 구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유치원에 다니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한 어린이는 “안녕하세요?”라는 인사 후 “우리 반 친구가 살고 있는 아파트가 궁금해서 놀러 가고 싶어요”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친구와 함께 놀이터에서 놀아도 될까요?”라고 정중히 부탁했습니다.
포스터의 하단 부분에 마련된 ‘투표’ 칸에는 스티커를 붙일 수 있도록 해뒀죠. 투표란에는 ‘찬성’ 표가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반대’의 의사를 표하는 소수의 의견도 있었습니다.
포스터 상단의 한쪽에는 어른 글씨체로 “유치원에서 ‘마을’에 대해 배우고 있다”며 “가능하다면 23일 수요일 10:30~11:30에 이용할 예정이다”라는 문구도 눈에 들어왔습니다. 하단에는 수거 예정일까지 명시해뒀죠.
하지만 21일 SNS에서 ‘오늘도 잃어버린 인류애’라는 멘트와 함께 해당 포스터가 갈기갈기 찢어진 사진이 공개됐습니다.
포스터의 근황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충격을 금치 못했습니다. “1시간 놀고 가겠다는데 너무 삭막하다” “얼마나 상처받았을까. 내가 다 속상하다” “마을에 대해 배우겠다는 목적으로 친구네 마을 한번 놀러 오겠다는 게 왜 문제냐” “차라리 초등학생 같은 어린아이들이 장난삼아 한 것이었음 한다. 어른이 한 짓이면 못 견딜 것 같다” 등의 반응이었습니다.
반면 또 다른 누리꾼들은 ‘반대의 뜻을 표하는 게 이해가 간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당연히 관리비는 그 아파트 주민들이 내는 것이니 반대할 수도 있다” “요즘 아파트 텃세가 얼마나 심한데 당연한 결과다” “주말에 애들이 야구한다고 금속배트로 깡깡거리는 소리, 놀이터에서 소리지르면서 난리 치는 거 들어보면 반대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죠.
물론 이들 역시 포스터를 찢은 행위에 대해서는 “굳이 찢는 건 과하다”며 옹호하지 않았습니다.
아파트 거주민이 아닌 아이들이 놀이터에 찾아와 이용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갑론을박이 나뉠 수 있습니다. 어른들이 합의하고 고민해야 할 과제인 거죠. 하지만 반대 의견을 가졌다고 해서 어린이의 동심과 진심마저 찢어버리는 건 건강한 방법이 아닐 겁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사연뉴스]는 국민일보 기자들이 온·오프라인에서 접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는 코너입니다. 살아 있는 이야기는 한 자리에 머물지 않습니다. 더 풍성하게 살이 붙고 전혀 다른 이야기로 반전하기도 합니다. 그런 사연의 흐름도 추적해 [사연뉴스 그후]에서 알려드리겠습니다. [사연뉴스]는 여러분의 사연을 기다립니다.
이주연 인턴기자
[사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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