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경찰이 서해 최북단 백령도에서 모터보트를 훔쳐 월북하려다 붙잡힌 40대 남성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인천해양경찰서에 따르면 해경은 21일 오후 국가보안법상 잠입·탈출 미수 및 절도 혐의로 최근 구속된 40대 남성 A씨의 자택과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했다.
A씨는 지난 16일 오후 11시쯤 인천시 옹진군 백령도 용기포신항에서 1.33t급 모터보트를 훔쳐 타고 월북을 시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신항 부두에 묶여있던 홋줄을 풀고 모터보트의 시동을 걸려고 했으나, 당시 배에 기름이 없어 운항에 실패했다.
홋줄이 풀린 뒤 300m가량 표류하던 A씨는 인근 해상에 있던 준설선 옆에 보트를 정차해두고 준설선에서 잠들었다가 선원에게 적발됐다. A씨는 이후 준설선 선원의 연락을 받은 모터보트 소유주의 신고로 해경에 붙잡혔다.
한편 A씨는 범행 3개월 전까지 정수기 판매 회사에서 일했지만 최근에는 무직 상태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가 과거 월북을 시도하다 실패한 구체적인 시점과 장소도 알려졌다. 그는 지난해 중순 이후 인천 자택에서 대중교통을 통해 경기도 파주시까지 이동한 뒤 판문점을 통해 두 차례 월북하려다 적발된 것으로 전해졌다.
해경 조사 과정에서 A씨는 “한번은 훈방으로 풀려났고, 두 번째는 일산에서 경찰 조사를 받았다”고 진술했다.
세 번째 월북을 시도했던 백령도에는 지난 16일 오후 인천항연안여객터미널에서 여객선을 통해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 관계자는 “A씨가 월북하기 위해 사전에 백령도를 답사한 정황은 없었다”고 밝혔다.
앞서 A씨는 해경에 붙답힌 직후에 진행된 초기 조사 과정에서 월북 동기를 묻는 질문에 아무런 답변도 내놓지 않았다.
해경은 A씨 자택과 휴대전화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분석해 그가 월북을 시도한 이유를 조사하겠다는 계획이다.
정인화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