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촨성도 가상화폐 채굴 금지… “한 시대가 끝났다”

입력 2021-06-21 16:34

중국 쓰촨성이 전면적인 가상화폐 규제에 나서면서 중국에서 채굴장이 발 붙일 곳은 완전히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쓰촨성은 수력발전 비중이 높고 전기료가 저렴해 당분간 가상화폐 규제의 칼날이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던 지역이었다. 이번 조치로 중국 내 가상화폐 채굴장이 90% 이상 폐쇄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21일 중국기금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쓰촨성 발전개혁위원회와 쓰촨성 에너지국은 최근 각 지방 당국에 가상화폐 채굴장을 전면 단속토록 지시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쓰촨성 내 가상화폐 채굴장 26곳을 20일까지 폐쇄하고 그 결과를 25일까지 보고하라는 내용이었다. 또 전력회사에는 가상화폐 채굴장에 전력 공급을 중단토록 했다.

쓰촨성은 신장자치구에 이어 중국에서 가상화폐 채굴량이 두 번째로 많은 곳이다. 수자원이 풍부한 쓰촨성은 수력발전을 통해 값싼 전기를 대량으로 생산해왔다. 사용되지 못하고 낭비되는 전기도 적지 않아 쓰촨성 당국은 그간 전력 사용량이 큰 기업 유치에 공을 들였다. 첨단기업으로 위장한 가상화폐 채굴장도 우후죽순처럼 들어섰다.

중국 내 채굴업자들 사이에서는 쓰촨성은 가상화폐 규제가 비교적 느슨할 것이라는 기대가 적지 않았다고 한다. 중국 중앙정부가 가상화폐 규제에 나서는 최대 명분이 탄소 배출 저감인 만큼, 수력발전 비중이 높은 쓰촨성은 예외가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쓰촨성까지 채굴장 단속에 나서면서 중국 채굴업자들은 충격에 빠진 모습이다.

쓰촨성의 한 채굴업체 관계자는 지난 19일 밤 채굴장의 전력 공급이 전면 중단됐으며 이후 직원들끼리 서로 작별 인사를 했다고 인터넷에 분위기를 전했다. 다른 업체 관계자는 “이로써 한 시대가 끝났음을 정식으로 선포하게 됐다”고 말했다.

환구시보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쓰촨성의) 규제 조치는 중국 내 비트코인 채굴장의 90%가 문을 닫게 된다는 의미”라며 “규제 당국이 일부 지역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무릅쓰고서라도 가상화폐로 인한 금융 리스크를 통제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