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감염병…인류 직면한 복합위기의 해법 함께 찾다

입력 2021-06-21 16:10 수정 2021-06-21 16:13

전세계 코로나19 감염자가 1억8000만명을 넘어섰다. 미얀마 군부 정권의 쿠데타는 동남아시아의 민주주의 시계를 후퇴시키고 있다. 지구 평균기온을 낮추기 위한 파리협정이 올해 시행 원년에 접어들면서 우리나라 등 195개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이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환경 전쟁에 돌입했다.

전세계 인류가 직면한 복합 위기의 시대를 헤쳐 나가기 위한 리더 포럼이 평화의 섬 제주에서 열린다. 제주도와 제주평화연구원은 24일부터 26일까지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해비치호텔에서 제16회 제주포럼을 개최한다고 21일 밝혔다.

올해 대주제는 ‘지속가능한 평화, 포용적 번영’이다. ‘지속가능한’이란 평화가 뿌리를 내려 평화로운 상태가 미래 세대를 위해 재생산되는 상태를, ‘포용적 번영’이란 구조화된 불평등을 극복하고 전 인류가 공존과 공생의 정신으로 함께 성장해나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전세계 리더들이 코로나, 경제, 기후, 민주주의, 다자주의 등 각 국가가 공통적으로 직면한 복합적 위기에 대해 관행을 시정하고 성장의 과실을 나누기 위해 테이블에 마주한다.

파리기후협약의 주역이었던 프랑수아 올랑드 전 프랑스 대통령은 기후변화를 다루는 ‘팬데믹 시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공동협력과 리더십’ 세션에 참여해 국제적, 국가적,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기후변화 대응책에 대해 언급한다.

파리기후협약에 기여한 반기문 사무총장도 국제사회가 당면한 기후변화 문제에 대해 올랑드 전 대통령과 함께 대안을 모색한다.

파격적인 기후변화 정책을 발표한 제이 인슬리 미국 워싱턴 주지사와 탄소없는 섬 제주 정책을 추진 중인 원희룡 제주지사는 패널토론에서 지자체 차원의 기후변화 대응 문제를 다룰 예정이다.

올해는 동서 냉전이 종식된 지 30주년을 맞는다. 소련과 공산주의 정치, 냉전 분야에서 폭넓게 저술해 온 영국 정치학자 아치 브라운이 ‘냉전 종식 30주년 기념 세션’에 선다.

개회식에는 1991년 제주 한·소정상회담을 계기로 제주도를 세계 평화의 섬으로 만드는 데 물꼬를 튼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이 온라인으로 참여한다.

G20 출범의 주역이었던 케빈 러드 전 호주 총리, 태국 최연소 총리이자 아세안의 상징적 리더인 아피싯 웨차치와 전 태국 총리, 반군과의 평화 협정을 이끌어 2016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후안 마누엘 산토스 전 콜롬비아 대통령이 화상으로 모습을 드러내며, 지그마 가브리엘 전 독일 부총리 겸 외무장관은 현장에 직접 참석할 예정이다.

2019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아브지히트 바네르지 교수를 통해 빈곤 문제의 원인과 해결 방안을 알아보는 시간도 갖는다.

이번 포럼은 코로나19 상황을 반영해 온‧오프라인 하이브리드 형식으로 대주제와 연관된 66개의 세션이 진행된다. 홀로그램, VR/AR 등 팬데믹 시대를 맞아 각광받고 있는 다양한 미팅 테크놀로지도 선보인다. 현장 참가자 전원에게는 코로나19 자가진단 키트를 제공하고 전 행사장에 워크스루 비대면 방역 게이트를 설치한다.

한인택 제주포럼 집행위원장(제주평화연구원장)은 “제주포럼은 지난 20년간 세계적 이슈를 아젠다로 정해 풍성한 논의의 장을 열어왔다”며 “올해는 올랑드 전 대통령과 반기문 전 사무총장이 파리협약의 경험을 토대로 신 기후체제의 발전 방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제주포럼은 한반도와 동아시아 지역의 평화와 공동번영을 모색하기 위한 다자협력 및 논의의 장으로 2001년 출범했다. 당시 ‘제주평화포럼’으로 시작해 2011년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으로 이름을 바꿔 달았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