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 무기체계를 개발하는 국방과학연구소(ADD)가 미사일연구원을 신설하며 전술핵급 ‘괴물미사일’로 불리는 ‘현무4’ 등 미사일 개발에 속도를 낸다. 한·미 미사일 지침 해제 이후 군이 미사일 전력 강화와 국방 우주 분야 연구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ADD는 미사일연구원과 국방첨단과학기술연구원, 국방시험연구원 등 3축 체제를 확립하고, 각 연구 개발 부서가 기술센터로 재편됐다고 21일 밝혔다. ADD는 “북한 핵무기와 대량살상무기(WMD) 등 대외적 위협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되는 비닉(기밀)무기·신무기 개발을 위한 첨단국방과학기술 연구에 역량을 집중하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미사일연구원은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사일 사거리 제한(800㎞)이 사라진 것에 대한 후속 조치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ADD는 최근 탄두 중량 2t 규모의 ‘현무 4-1’ 미사일을 비롯해 함대지 탄도미사일 ‘현무 4-2’,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 ‘현무 4-4’ 등을 개발했다. 사거리 800㎞, 탄두 중량 2t 이상으로 전술 핵무기에 버금가는 위력을 가진 ‘현무 4’ 개발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ADD는 2018년부터 마하 5 이상의 지상발사형 극초음속 비행체를 개발하고 있고, 2023년까지 비행 시험을 완료할 것으로 전해졌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2분 이내에 북한의 주요 목표물 상공에 도달할 수 있다.
국방첨단과학기술연구원은 민간과의 협력으로 국방 관련 신기술과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데 주력한다. 국방시험연구원은 개발된 무기체계를 시험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ADD는 국방우주를 비롯해 국방인공지능, 사이버·네트워크, 레이더·전자전, 화학·생물(Chem-Bio) 등 분야별 기술센터도 설립했다. 국방우주기술센터에선 미사일 지침 해제로 고체연료 사용이 가능해진 만큼 국방우주력 건설과 관련한 무기체계 개발에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방위사업청 역시 타 기관과의 연계를 통한 우주 방위사업의 효율적 추진을 위해 전담 태스크포스(TF)를 이번 주 안에 출범시킨다는 목표다.
ADD는 이날 오후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우주산업을 발전을 위한 국회 토론회도 개최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축사를 통해 “한·미 미사일 지침 종료를 발판으로 정찰위성 등의 우주전력 증강과 우주작전 수행체계를 정립할 것”이라며 “군이 개발한 군사위성을 민간 기업이 발사하는 선순환으로 국가 우주산업 역량이 강화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