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 학살 대전 골령골, 정부 보고서 ‘익명’의 정체는

입력 2021-06-21 15:15
골령골, 묻혀버린 진실 메인 타이틀. KBS대전방송총국 제공

한국전쟁기 민간인 집단학살이 벌어진 대전 동구 골령골의 숨겨진 진실을 추적하는 특별기획 다큐멘터리가 방영된다.

KBS대전방송총국은 22일 오후 7시 40분 UHD 6.25 특별기획 ‘골령골, 묻혀버린 진실 2부-감춰진 이름들’을 방영한다.

2부 ‘감춰진 이름들’은 1기 진실화해위원회가 2010년 당시 찾아냈음에도 보고서 상에 익명으로 남겨진 이름을 뒤쫓는 내용이 담겼다.

제작진은 ‘심 중위’ ‘송 대령’ ‘정 검사’ 등 익명으로 남은 이들과, 조사보고서에 이들의 정체가 담기지 못했던 이유를 8개월 간 추적했다.

그 결과 정부가 남긴 대국민 공개보고서 외에 또 다른 비공개 문건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 해당 문건의 실체를 밝혀냈다.

이와 함께 진실화해위원회에 몸담았던 이들 및 산내 골령골 사건에 얽힌 인물들을 만나며 이들이 왜 감춰져야만 했는지 파헤쳤다.

이번 특별기획은 골령골에서 희생된 형무소 재소자들과 국민보도연맹원, 유족들이 감춰진 이름으로 국가로부터 또 다른 폭력을 당한 문제점에 대해서도 깊이 있게 다뤘다.

1기 진실화해위원회 상임위원이었던 김동춘 교수는 “국민 사이에 있는 적대 감정의 뿌리를 제대로 캐내서 갈등의 근본을 치유해야 한다”며 “그렇기 위해선 이 사건의 진실이 반드시 밝혀져야만 한다”고 말했다.

KBS 대전총국 관계자는 “정부기구가 찾아내고도 밝히지 못한 수십여 명의 정체를 밝히는 등 실체적 진실을 파헤치는 작업을 진행했다”며 “우리가 알지 못했던 전쟁범죄의 실체를 알리는 소중한 기회가 되면 좋겠다”고 했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