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BTS)과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함께 출연한 웹예능에서 ‘김치’를 중국어 자막 ‘파오차이’로 표기된 것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방탄소년단은 15일 네이버가 운영하는 한류 스타 인터넷 라이브방송 플랫폼 ‘브이앱’ 142화 ‘달려라 방탄’에 출연, 백 대표로부터 김치 담그는 법을 배웠다.
이날 방송에서 멤버들은 두 팀으로 나뉘어 배추겉절이와 파김치를 만드는 요리 대결을 펼쳤다. 이 과정에서 백 대표와 멤버들은 김치가 우리나라 전통 음식임을 강조하며 여러 차례 ‘김치’를 언급했다.
하지만 해당 영상의 중국어 자막에는 ‘김치’가 모두 ‘파오차이(泡菜)’로 표기됐다. 이뿐만 아니라 다른 영상에서도 ‘김치’는 모두 ‘파오차이’로 표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논란이 일자 네이버 측은 해당 번역이 정부의 훈령을 참고한 것이라고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 훈령 제427호 ‘공공 용어의 외국어 번역 및 표기 지침’에 따르면 중국에서 널리 사용되는 번역 및 표기는 관용으로 인정해 사용할 수 있다. 즉 ‘김치’를 ‘파오차이’로 표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단 ‘유사한 개념이 있지만 우리나라의 전통성과 고유성을 드러내야 할 경우’에는 순우리말로 음역을 할 수 있다는 규정도 있어 김치를 ‘신치(辛奇)’ 등 용어로 표기할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 신치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선정한 김치의 우리식 중국어 표기다.
앞서 시민단체 반크(VANK)는 해당 훈령의 내용을 발견하고 시정을 요구했다. 이에 문체부는 올 초 “향후 김치의 중국어 번역에 대한 국민 정서 등을 고려해 관계부처와 전문가의 협의를 통해 훈령을 정비해나갈 계획”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5개월가량이 지난 현재 여전히 훈령은 개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반크는 21일 공식 SNS 계정을 통해 “중국이 김치를 파오차이로 왜곡하는 상황에서 한국의 유명 포털사이트인 네이버가 김치를 파오차이로 번역하여 방송하는 것은 큰 문제”라며 “김치가 중국어로 ‘파오차이’로 번역된 것을 방치하면 방탄소년단이 파오차이 홍보한 것으로 이용될 수 있기에 반드시 시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승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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