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故 김동식 구조대장의 동료가 김 대장 고립 당시 상황에 대해 “화재가 굉장히 다시 거세지니까 저희가 접근할 수가 없었다”며 “어떻게 할 방법도 없고, 그때 우리 동료들이 느끼는 슬픔이랄까 무력감, 그 참담한 마음은 대한민국 소방관이라면 다 느끼는 심정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종 이천소방서 재난예방과장은 21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소방관들은 누군가 고립됐다는 걸) 나오자마자 정신 차리면 금방 알게 된다”며 이같이 전했다. 이어 “(빠져나오지 못했다는 걸 알게 되면) 동료들은 그때부터 트라우마 상태로 들어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과장은 당시 김 대장을 구조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화재가 굉장히 다시 거세지니까 저희가 접근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건물이 붕괴되면 제2차 사고가 날 우려가 있으니까, 밖에서 돌아보면 어떻게 된지도 모르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할 방법도 없고, 그때 우리 동료들이 느끼는 슬픔이랄까 무력감, 그 참담한 마음은 대한민국 소방관이라면 다 느끼는 심정일 것”이라면서 “서로 마주보기도 민망할 정도로 힘들다”고 전했다.
이날 라디오엔 엄태준 이천시장도 출연했다. 그는 이천에서 대형 화재사고가 빈발하는 상황에 대해 “이천에 (화재에 취약한) 물류창고가 많은 건 사실”이라면서도 “(물류창고가 많아 화재가 빈발한다) 그렇게 말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너무 책임 회피적인 이야기”라며 난연재 사용 등 근본적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자체에서는 인허가에 대해서만 권한을 가지고 있고 소방이나 안전과 관련해서는 권한이 없으니까 사실은 (화재를) 막으려고 해도 막을 수가 없다”고 지자체의 한계를 해명했다. 엄 시장은 “준공 후에 환경 문제라든지 여타 다른 문제는 우리 지자체가 관여할 수 있어도 안전문제라든지 소방 관련해서는 권한이 없다”고 성토했다.
안명진 기자 a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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