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식 대장 동료 “불길 거세 방법 없었다…무력하고 참담”

입력 2021-06-21 11:04 수정 2021-06-21 14:27
20일 오후 경기도 이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 현장에서 구조활동을 벌이다 순직한 경기 광주소방서 119구조대 김동식 구조대장 빈소가 차려진 경기 하남시 마루공원장례식장에서 시민들이 조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이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故 김동식 구조대장의 동료가 김 대장 고립 당시 상황에 대해 “화재가 굉장히 다시 거세지니까 저희가 접근할 수가 없었다”며 “어떻게 할 방법도 없고, 그때 우리 동료들이 느끼는 슬픔이랄까 무력감, 그 참담한 마음은 대한민국 소방관이라면 다 느끼는 심정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종 이천소방서 재난예방과장은 21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소방관들은 누군가 고립됐다는 걸) 나오자마자 정신 차리면 금방 알게 된다”며 이같이 전했다. 이어 “(빠져나오지 못했다는 걸 알게 되면) 동료들은 그때부터 트라우마 상태로 들어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과장은 당시 김 대장을 구조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화재가 굉장히 다시 거세지니까 저희가 접근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건물이 붕괴되면 제2차 사고가 날 우려가 있으니까, 밖에서 돌아보면 어떻게 된지도 모르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할 방법도 없고, 그때 우리 동료들이 느끼는 슬픔이랄까 무력감, 그 참담한 마음은 대한민국 소방관이라면 다 느끼는 심정일 것”이라면서 “서로 마주보기도 민망할 정도로 힘들다”고 전했다.

이날 라디오엔 엄태준 이천시장도 출연했다. 그는 이천에서 대형 화재사고가 빈발하는 상황에 대해 “이천에 (화재에 취약한) 물류창고가 많은 건 사실”이라면서도 “(물류창고가 많아 화재가 빈발한다) 그렇게 말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너무 책임 회피적인 이야기”라며 난연재 사용 등 근본적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자체에서는 인허가에 대해서만 권한을 가지고 있고 소방이나 안전과 관련해서는 권한이 없으니까 사실은 (화재를) 막으려고 해도 막을 수가 없다”고 지자체의 한계를 해명했다. 엄 시장은 “준공 후에 환경 문제라든지 여타 다른 문제는 우리 지자체가 관여할 수 있어도 안전문제라든지 소방 관련해서는 권한이 없다”고 성토했다.

안명진 기자 a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