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트 막판 한타 진입, 상대 시야 없다고 확신”

입력 2021-06-20 20:22
라이엇 게임즈 제공

리브 샌드박스 ‘페이트’ 유수혁이 T1을 꺾고 연승에 성공한 소감을 밝혔다.

리브 샌박은 20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21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서머 시즌 정규 리그 1라운드 경기에서 T1을 세트스코어 2대 0으로 꺾었다. 2주차에만 2승을 추가한 리브 샌박은 이날 승리로 2승2패(세트득실 +1)를 기록했다. 순위표에선 한 계단 올라가 T1과 공동 5위가 됐다.

리브 샌박의 중추로 꼽히는 유수혁은 이날 1세트 세트, 2세트 제이스를 골라 좋은 활약을 펼쳤다. 1세트 때는 후반부 대규모 교전에서 T1을 후방을 급습, 팀이 승부처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도왔다. 덕분에 POG 포인트 100점을 쌓았다. 다음은 경기 후 그와 진행한 일문일답.

-‘천적’ T1 상대로 완승을 거뒀다.
“다시 생각해봐도 T1을 이겨본 기억이 없다. 그래서 그런지 다른 날보다 더 기쁘다. 팀원들과 메타 흐름을 연구하면서 느낀 게 있다. 챔피언을 성격에 맞게 잘 활용해야 하며, 게임을 차분하게 풀어나가야 한다는 점이다. 첫 세트 때 실수를 저지르기도 했지만, 그래도 소기의 목적을 원활하게 이뤘기에 이길 수 있었다.”

-1세트 막판, 탑라인을 푸시하다가 순간이동으로 본진 전투에 합류했다.
“제가 기억하기로는 아마 ‘에포트’ 이상호가 전사한 상황이었다. 본대에 합류해도 할 게 없다고 생각해 탑라인을 밀겠다고 했다. 그런데 우리 집에 불이 나고 있더라. (웃음) 안 가면 대역죄인이 되겠다 싶어 룰루로부터 도망갔다. 상대에게 점멸이 없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솔방울탄을 탄 뒤 본진으로 순간이동을 시도했다.”

-솔방울탄이 없었다면 본인의 순간이동이 끊겼을까.
“다른 결과가 나왔을 수도 있다. 경황이 없어서 쌍둥이 포탑을 잃은 것도 나중에 알았다.”

-마지막 내셔 남작 전투에서 상대 후방을 급습한 플레이가 팀 승리로 이어졌다.
“상대가 내셔 남작을 때리면서 우리를 불러들이는 양상이었다. 우리 블루 정글 쪽에는 상대 시야가 있어도 상대 레드 정글 쪽엔 없을 거라고 확신해 뒤로 돌았다. 상대 입장에서 생각해봤을 때 드래곤 쪽과 미드라인, 우리 블루 정글에 와드를 투자하는 게 일반적인 시야 장악 방식이었다. T1의 후방에는 시야가 없을 거로 봤다.”

-2세트 초반 상대방의 3인 다이브로부터 살아남은 게 결정적인 스노우볼이 됐다.
“솔직히 생존을 확신하진 않았다. 상대 탑이 내려오고 있다는 콜이 나와 팀원들의 커버를 기다리고 있었다. 난입 룬을 든 것도 주효했다. 상대 아지르의 궁극기가 없는 상황이었기에 난입이 활성화되면 도주가 가능할 거로 봤다. 본능적인 판단이었다. 점멸까지 쓰고 도망가다 보니 럼블이 아지르를 잡았더라.”

-스프링과 서머 시즌, 메타 차이가 있다고 보나.
“메타 변화가 확실히 있다. 주류 챔피언이 변하면서 전반적인 게임 흐름이 달라졌다. 스프링 시즌 메이지 메타는 서로 안정적으로 성장한 이후에 누가 더 한타를 잘하느냐, 같은 챔피언 간 대결에서 예상했던 구도를 얼마나 잘 뽑아내느냐의 싸움이었다.
서머 시즌은 다르다. 세트를 예로 들면, 이 챔피언을 고른 선수가 해줘야 할 역할이 분명하다. 그 역할을 얼마나 잘 수행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린다. 순간적인 라인 흐름을 잘 읽어야 활약할 수 있는 메타다. 개인적으론 지금 메타가 더 편하다.”

-팀의 메인 오더를 맡고 있다. 스스로 판을 읽는 능력이 좋다고 자부하나.
“나는 그렇다고 생각한다.”

-다음 상대는 단독 1위를 달리고 있는 젠지다.
“젠지의 최근 경기력이 워낙 좋다. 원래 잘하는 팀이기도 하고. 맞라이너 ‘비디디’ 곽보성 선수의 라인전 능력은 올 시즌 들어 더 향상됐다고 생각한다. 저도, 팀도 더 발전해야 할 부분이 많다. 열심히 연습해서 또 이변 한 번 만들어보겠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