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저격수를 자임하고 있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23일 대선 출마를 공식선언한다.
추 전 장관은 20일 페이스북에 “오랜 고심 끝에 결심했다. ‘사람이 높은 세상’을 향한 깃발을 높게 들기로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람 사는 세상, 문재인 대통령의 사람이 먼저다와 유사한 슬로건이다.
추 전 장관은 “사람보다 높은 것은 없다. 사람은 돈보다 높고, 땅보다 높으며, 권력보다 높다”며 “사람을 높이는 나라는 주권재민의 헌법정신을 구현하며, 선진강국의 진입로에서 국민의 품격을 높이는 나라”라고 설명했다.
출마선언식은 추 전 장관 유튜브 채널 추미애TV에서 온택트 방식으로 진행된다. 추 전 장관은 “별도의 내빈도 없고 축사도 없다. 근사한 세레모니도 없다”며 “오직 저의 열정과 비전에 국민의 목소리만 담겠다”고 밝혔다.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로 떠오른 윤 전 총장의 호적수라는 점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추·윤 갈등’의 당사자인 추 전 장관은 앞서 “나만큼 윤석열을 잘 아는 사람은 없다. 제가 꿩 잡는 매”라며 윤 전 총장의 저격수를 자임해왔다.
추 전 장관의 공식 합류로 야권 대선 레이스의 중상위권 경쟁도 가열될 전망이다. 추 전 장관은 이미 출마선언을 한 정세균 전 총리, 박용진 의원과 함께 여권 지지율 3위 자리를 놓고 각축전을 펼치고 있다.
반면 86그룹을 대표하는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차기 대선에 불출마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임 전 실장 측 인사는 “대선 출마보다는 남북관계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가 훨씬 더 중요한 문제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추 전 장관의 가세가 공식화되면서 민주당 대선주자 진용은 총 9명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박 의원과 양승조 충남지사, 이광재 의원, 최문순 강원지사, 정 전 총리는 이미 출마를 공식 선언했고,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민주당 전 대표, 김두관 의원은 조만간 출마 선언 계획을 공개할 방침이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