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남편이 자는 동안 끓는 설탕물을 부어 숨지게 한 여성에 대해 배심원단이 살인 혐의로 유죄 판결을 내렸다고 17일(현지시간) BBC 등 현지 언론이 전했다. 여성이 살해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다음달 9일 내려질 선고 결과가 주목된다.
코리나 스미스(59)는 지난해 7월 14일 남편 마이클 베인(81)에게 뜨거운 설탕물을 부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스미스는 자정 직후 정원에서 양동이를 가져와 그 안에 주전자 두 개 분량의 끓는 물을 넣고 설탕 7파운드(약 3㎏)를 섞었다. 그는 끓는 설탕물을 만든 후 침대에 누워 자고 있던 남편의 팔과 몸에 그대로 끼얹었고 고통을 호소하는 남편을 방치한 채 집을 나왔다.
그는 경찰에 신고하는 대신 이웃집으로 뛰어가 “내가 남편을 심하게 다치게 한 것 같다. 어쩌면 죽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를 전해들은 이웃은 즉시 경찰에 신고했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피부가 벗겨진 채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베인을 발견했다.
베인은 신체 3분의 1에 중증 화상을 입었고, 5주 뒤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사건을 조사한 현지 경찰은 설탕물의 점성때문에 남편의 화상이 더욱 심화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건 담당 형사는 “스미스는 괴로워하는 남편을 두고 구급대를 부르는 대신 그다지 친하지도 않은 이웃을 찾아가 시간을 낭비했다”며 범행 후 대처 태도를 지적했다. 범행 전날 스미스가 남편과 말다툼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혼 후 38년간 함께 생활했던 스미스는, 남편에 대한 루머를 듣고 화가 나 싸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스미스는 중상해에서 살인 혐의로 변경돼 기소됐다. 재판 과정에서 스미스는 남편에게 끓는 물을 부은 사실은 인정했으나 살해 의도는 부인했다. 그러나 배심원단은 스미스의 살인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스미스에 대한 선고 공판은 다음달 9일 열릴 예정이다.
노유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