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자폐(성)자조모임 estas(공동조정자: 장지용, 윤은호)는 18일 세계 자폐당사자들이 함께 기념하는 ‘자폐인 긍지의 날’을 맞아 대한민국 정부에 코로나19 언택트 시대에 따른 자폐장애 정책 개선 및 UN 장애인권리협약 이행을 촉구했다.
estas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는 2018년 9월 12일 〈발달장애인 평생케어 종합대책〉을 발표한 이후 12월 18일 〈장애학생 인권 종합대책〉, 2019년 3월 21일 〈사회적경제를 활용한 발달장애인 자조모임 활성화 지원계획〉, 11월 12일 〈장애학생 진로직업교육 활성화 방안〉까지 개인이 가진 선호적 가능성을 무시하는 등 지속적으로 자폐당사자를 차별하는 정책을 속속 발표해 왔다.
구체적으로 〈발달장애인 평생케어 종합대책〉은 발달당사자를 권리의 주체 대신 ‘돌봄’의 대상으로 명명하고, 미등록 자폐당사자 관련 정책이 빠져 있다. 〈장애학생 인권 종합대책〉에는 가장 시급한 특수학교 바깥의 장애학생 폭력 대책이 빠져 있다.
〈사회적경제를 활용한 발달장애인 자조모임 활성화 지원계획〉은 부모 자조모임을 발달장애인법 11조의 ‘자조모임’으로 둔갑, 발달당사자의 일상생활을 통제하려 하고 있다.
〈장애학생 진로직업교육 활성화 방안〉 또한 자폐당사자 상당수가 고등교육에 진학하고 있는 현실을 무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estas는 “자폐인 삶의 질에 영향을 끼치는 고용 분야의 성적이 저조한 점 등은 지역사회에서 자폐인이 생활하기에 어려운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엔장애인권리협약 4조 3항과 33조 3항은 모든 장애인과 관련된 정책 수립 및 실행과정에서 장애인의 직접 참여를 강조하고 있으며, 이를 해설한 일반논평 7호에서는 자폐당사자의 참여 필요성을 여러 곳에서 강조함에도 대한민국 정부는 지속적으로 법률을 위반하고 있다.
대한민국 헌법 6조 1항은 국제조약을 국내법률과 동등한 위치에 두고 있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장지용 조정자(작가 겸 회사원)는 “성인 자폐인을 대상으로 전반적인 대책이 없는 상태”라며 성인 자폐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촉구했다.
○ 한편 COVID-19를 계기로 자폐당사자 대다수가 지적당사자보다 더 힘든 상황에 처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에서는 어떠한 정책도 수립하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다.
○ ’21년 3월 발표된 울산발달장애인지원센터에서 국내 전체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수행한 〈팬데믹 시대 발달장애인의 생활실태와 및 서비스 욕구 변화 연구〉(책임연구원 조향숙 부산대 사회복지학과 강사)의 통계 중 유형별 정보를 정보공개받아 분석한 결과*, 자폐당사자, 특히 자폐․지적 중복당사자(이하 ‘중복당사자’)의 현실 상황이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 구체적 분석결과는 연구진이 논문 발표 예정으로, 본 보도자료에서는 단순 수치만을 비교하였음
○ 통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이후 ‘발달장애인’의 심리적 어려움이 늘어났다고 응답한 수는 556명(75.1%)이었으나, 실제로는 지적당사자의 경우 68.3%가 응답한 반면 자폐당사자는 81.5%가 응답하였으며, 중복의 경우 84.6%, 특히 자폐+지적 중복의 경우 91.7%가 어려움이 있다고 응답해 지적당사자보다 자폐당사자의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 특히 10점 척도(0-9)로 보호자들에게 당사자가 자기자극(상동)행동, 자해 행동, 타해행동, 충동행동, 불안행동, 폭식 등의 행동을 얼마나 보이는지 기입한 내용을 지적, 자폐, 중복(자폐+지적, 지적중복 포함)의 평균을 내 비교한 결과*, 자폐당사자와 중복당사자 모두 정서적 어려움 행동의 비율이 폭식을 제외한 전 영역에서 지적당사자보다 더 높고 유의하게 나타났다.
* 구체적 결과는 아래 표 참조 (만점 9점, 세자리 수에서 반올림)
지적특성
자폐특성
중복특성
자기자극
이전
2.86
4.00
3.52
이후
3.99
6.02
5.14
자해
이전
1.71
2.45
2.32
이후
2.47
4.05
3.89
타해
이전
1.73
1.90
1.40
이후
2.62
3.20
3.69
충동
이전
2.39
3.30
3.02
이후
3.67
5.19
4.83
불안
이전
2.68
3.53
3.16
이후
4.40
5.73
5.45
폭식
이전
2.52
3.08
2.89
이후
3.79
4.75
4.81
○ 특히 자기자극행동은 자폐당사자가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수행하는 신경다양적 행동으로, COVID-19 이후 급격한 평균 상승은 자폐당사자가 느끼는 불안의 정도가 지적당사자보다 매우 크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이러한 불안이 쌓이면서, 답답함을 해결하지 못해 자폐당사자(31.3%)는 지적당사자(15.9%)에 비해 높은 분노 상태를 표출하였다.
○ 마지막으로 자폐당사자(72.1%)와 중복당사자(73.0%)들은 지적당사자(54.7%)에 비해 병원에 가기 힘들어 했는데, 그 이유로 감염위험에 대한 걱정이 1순위, 마스크 착용 어려움이 2순위를 차지하여 COVID-19 시기 자폐당사자의 보건접근성 어려움이 드러났다.
○ 다수의 자폐당사자는 마스크 착용을 어려워 해 일상생활 내 바이러스 접촉 가능성이 농후하고, 해외 연구에서도 코로나-19 취약성이 지적된바 있다*. 또한 자폐당사자가 외출하지 못하면서 COVID-19 이후로 자폐당사자 돌봄에 시달린 부모의 자살이 잇따른 바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백신 우선 접종은 ‘발달장애인’의 일상 회복 및 정서적 안정을 위해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 2020년 de Sousa Lima 등은 자폐특성의 SARS-CoV-2 취약가능성을 지적
○ 그러나 ‘자폐인 긍지의 날’을 하루 앞두고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코로나19 백신접종 3분기 시행계획〉에서 지역사회 거주 장애인 전원이 우선접종대상에서 끝내 제외됐다. estas는 ‘발달장애인’을 ‘공정’하게 다른 비장애인과 동일한 백신접종 경쟁선에 세운 데 대해 유감을 표하며, 향후 국가인권위원회 진정이나 장애인권리위원회 보고 및 타 장애단체와 연대를 추진하기로 하였다.
○ 한편 ‘자폐인 긍지의 날’(Autistic Pride Day)은 지난 2005년 유엔이 제정한 세계 자폐인의 날(World Autism Awaresness Day)보다 3년 앞서 시작해 당사자들만이 매년 지키고 있는 행사로서, 자폐당사자와 자폐특성의 중요성을 제고하기 위해 전세계에서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 estas는 2013년 중앙장애아동․발달장애인지원센터의 지원으로 조직돼 현재까지 활동하고 있는 성인자폐(성)자조모임이자 자폐인 단체(APO:Autistic People’s Organization)로, 그동안 RI Korea등의 지원을 받아 해외 자폐당사자들과 네트워킹을 진행하였으며, 2021년 3월 자폐당사자 단체 처음으로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 일반논평 8호와 관련해 최초로 유럽 자폐인 협의회(EUCAP: European Council of Autistic People)와 동시에 자폐당사자 입장을 담은 서면 의견서를 제출했다.
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
estas 자폐인 긍지의 날 유엔장애인협약이행 촉구
입력 2021-06-18 17: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