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가 수소 승용차 시장에서 철수한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 중 수소차를 계속하는 곳은 현대차와 도요타 두 곳만 남게될 전망이다.
18일 외신 등에 따르면 혼다는 수소연료전기차(FCV) ‘클래리티’를 단종시키는 수순에 들어갔다. 혼다는 클래리티와 오딧세이, 레전드를 생산하던 일본 사야마 공장을 전기차 생산 거점으로 전환하고, 이들 모델은 단종 수순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혼다는 2040년을 기준으로 세계 시장에 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차만 내놓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하지만 수소 승용차는 수소 충전소 인프라 미비와 높은 가격, 모델 노후화 등으로 인해 확대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클래리티는 지난해 판매량은 263대에 그쳤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혼다는 약 100대의 수소연료전지차를 판매해 2.3%의 점유율에 그쳤다. 혼다는 앞으로 전기차 쪽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8년 6월 현대차와 수소차 동맹을 맺었던 아우디는 지난해 수소 승용차 시장에서 철수했다. 아우디는 지난해 5월 ‘2019 지속가능보고서’에서 2022년으로 예정됐던 H트론 등 수소 승용차 출시 계획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시장에 수소차 업체는 현대차와 도요타만 남게 됐다. 양사는 수소 승용차와 전기차 ‘투 트랙’ 전략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에 따르면 수소전기차 넥쏘는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국내 3665대, 해외 668대 등 총 4333대가 팔렸다. 넥쏘는 지난해에는 6781대로 도요타 미라이와 혼다 클래리티를 제치고 전세계 수소연료전지차 판매량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올해 판매량은 작년보다 더 가파르게 늘고 있어 이런 추세라면 연간 1만대 판매까지 욕심낼 수 있다.
도요타는 1분기 전세계 수소차 시장 점유율이 49.0%를 기록하며 현대차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1분기 점유율이 65.1%를 기록했던 현대차는 44.6%로 하락하며 2위로 내려 앉았다.
도요타가 지난해 12월 출시한 세단형 연료전지차 미라이의 2세대 모델은 2014년에 출시한 첫 모델보다 연비가 10% 가량 높아졌고, 최대 주행가능 거리도 30% 늘어난 850㎞로 알려지며 국내외 소비자의 관심을 모았다.
업계에서는 혼다 클래리티의 단종이 글로벌 수소 승용차 시장의 전망이 밝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업체들이 잇달아 철수하며 수소차 시장 자체가 줄어들수 있기 때문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