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으로 투신하려는 시민의 생명을 구한 고등학생들, 배고픈 형제에게 공짜 치킨을 아낌없이 내어준 치킨집 사장, 퇴근길 지하철역에서 심정지 승객에게 심폐소생술을 실시한 간호사가 18일 서울시장 표창을 받았다.
지난달 1일 한강을 산책하던 4명의 환일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김동영, 전태현, 정다운, 정두)은 서울 마포대교 난간에 위태롭게 매달린 남성을 목격하고 망설임 없이 달려갔다. 자칫 강물에 빠질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지만 학생들은 남성을 구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온 힘을 모아 붙잡았고 결국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시민의 목숨을 앞장서서 구한 용감한 고등학생 4명을 올해 첫 번째 ‘재난현장 의로운 시민’으로 선정하고 학교를 직접 찾아가 상을 수여했다. 오 시장은 “이러한 모범사례가 널리 알려지길 바라며 사회에 기여하는 인재로 잘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심정지 승객을 응급조치해 생명을 살린 간호사도 ‘재난현장 의로운 시민’ 시장표창을 받았다. 서울적십자병원 권영선 간호사는 지난달 11일 퇴근길에 지하철 가양역 승강장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승객을 발견했다. 권 간호사는 119가 오기 전까지 골든타임 동안 심폐소생술을 실시했고 덕분에 환자는 의식을 되찾을 수 있었다.
마포에서 치킨집을 하는 박재휘씨는 ‘식품분야 유공’ 시장표창을 받았다. 박씨는 치킨이 너무 먹고 싶지만 5000원밖에 없던 형제에게 무료로 치킨을 내줬다. 이후 형제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돈쭐(돈+혼쭐)’ 내주자는 시민들의 주문 행렬이 잇따랐다. 박씨는 수익금에 자비를 보태 기부금 600만원을 마포구청에 전달하기도 했다.
시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타인에 대한 관심을 두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사회에 따뜻한 온기를 불어넣은 시민들에게 시장표창을 수여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시민의 생명을 적극 구하고 헌신적으로 봉사한 의로운 시민, 선행을 실천한 시민 등을 적극 발굴해 표창할 계획이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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