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이천시 쿠팡 물류센터 화재 현장에 투입됐다가 빠져나오지 못하고 고립돼 연락이 닿지 않는 광주소방서 119구조대장 김모 소방경(52)에 대해 동료들이 18일 안타까운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김 구조대장과 소방대원 4명은 17일 오전 11시20분쯤 화재 진압 등을 위해 지하 2층에 진입했으나 갑자기 선반 위 택배 물품 등 가용물이 무너져 내리면서 완전히 꺼지지 않은 불씨가 갑자기 확산했다.
현장 투입 20분 만인 오전 11시40분 철수하라는 무전이 떨어져 이들도 진입한 통로를 되돌아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내부 상황은 연기가 자욱한 데다 미로처럼 복잡한 형태라 길을 찾기 어려웠다.
김 구조대장은 뒤처지는 이가 없도록 후배들을 앞서 빠져나가도록 도왔다. 후배들은 무사히 나왔으나 본인은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 소방 브리핑에 따르면 당시 김 구조대장이 메고 있었던 산소통의 사용 시간은 20분 정도로 추정된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후 김 구조대장 수색작업에 나섰으나 불길이 건물 전체로 번지면서 현재는 중단한 상태다.
김 구조대장의 동료들은 기적만을 바라고 있다.
20년간 김 구조대장과 같이 근무했던 문흥식 광주소방서 예방대책팀장은 “항상 힘든 일을 도맡아 하며 솔선수범하고, 당당한 모습으로 후배들에게 귀감이 됐던 분”이며 “현장 가면 직원들이 다치지 않게 주변을 한 바퀴 먼저 돌아보는 선배”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고 하루 전날 오후 소방서에서 ‘오늘도 열심이시네요’라고 웃어 보인 게 마지막”이라며 김 구조대장이 무사히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을 표했다.
김 구조대장의 누나 등 가족들은 전날 밤부터 현장에 와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구조대장은 1994년 고양소방서에서 소방관으로 근무를 시작했으며, 이후 27년간 하남과 양평, 용인소방서에서 구조대와 예방팀, 화재조사 등 주요 부서를 두루 거친 베테랑 소방관이다.
현재 화재 건물 내부 상황은 정리되지 않았으며, 정오 이후부터 불길이 커져 소방당국은 대응 2단계를 다시 발령했다.
소방당국은 건물 안전진단을 진행한 뒤 수색 인력을 내부로 진입시켜 김 구조대장을 찾는 작업 등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이주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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