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노예해방일 ‘준틴스’, 156년 만에 연방 공휴일 지정

입력 2021-06-18 11:12

156년 전 미국에서 마지막으로 노예가 해방된 날을 기념하는 ‘준틴스(Juneteenth)’가 연방 공휴일로 지정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미국에서 노예 해방일로 기념돼온 6월 19일을 연방 공휴일로 지정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미국에서 연방 공휴일이 추가된 것은 1983년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데이’ 지정 이후 38년 만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서명식에서 “위대한 국가는 가장 고통스런 역사를 무시하지 않고 포용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대한 국가는 외면하지 않는다. 우리는 우리가 저지른 실수를 인정하고 그 순간을 기억한다”면서 “그럼으로써 우리는 치유하고 더욱 강해진다”고 말했다.

미국 노예해방일은 6월(June)과 19일(Nineteenth)을 뜻하는 단어를 합친 ‘준틴스’로 불린다. 남북전쟁 종전 직후 북군의 고든 그레인저 장군이 텍사스주에서 노예 해방을 선포한 1865년 6월 19일을 기념한다.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은 2년여 전인 1863년 1월 1일에 노예 해방을 선언했지만 남북전쟁 때문에 미국 전역에서 시행되지는 못했었다.

이후 준틴스는 미국 흑인 사회에서 중요 기념일로 간주돼 왔다. 1980년 텍사스주가 준틴스를 주 공휴일로 지정한 것을 시작으로 캘리포니아주, 위스콘신주, 일리노이주 등 47개 주와 워싱턴 DC에서 이날을 기념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운동이 미국 전역에 퍼진 것을 계기로 준틴스를 공휴일로 지정하는 주가 급격히 늘었다.

연방 차원의 공휴일 지정 논의는 한동안 지지부진하다가 최근 들어 급물살을 탔다. 연방 공휴일 지정으로 공무원 유급 휴가가 하루 늘어나면 인건비 부담이 커진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반대하던 일부 의원들이 입장을 철회하면서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