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이천시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현장에서 진화 활동중 실종된 광주소방서 119구조대장 김모(52) 소방경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아 가족과 동료 등이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전날 오전부터 시작된 불은 이틀째 계속됐고 18일 오후 늦게서야 큰 불이 잡히면서 잦아들기 시작했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후 4시 브리핑을 통해 “큰 불길은 거의 다 잡혔고 연소가 확대될 우려는 적은 상황”이라며 “적재물에서 연기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어 이를 헤쳐 가며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건물 붕괴 우려가 있어 우선 건물 외벽에 대한 안전 점검을 진행하고 있고, 가장 중요한 건물 내부에 대한 안전 점검은 내일 아침 시작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며 “안전 점검을 마치는 대로 실종 소방관에 대한 수색에 돌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구조대장의 가족들과 소방 관계자들은 간절한 마음으로 무사귀환을 기원하고 있다. 특히 김 구조대장이 인명 수색을 위해 지하 2층에 진입했다가 전날 오전 11시 50분쯤 불길이 재확산할 때 건물 밖으로 빠져나오는 과정에서 후배들을 먼저 내보내고 자신은 가장 늦게 나오다 고립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소방당국은 불이 난 물류센터 주변을 소방차 20여 대를 동원해 둘러싼 뒤 건물 내부를 향해 방수포로 물을 뿌리며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당국은 불길을 잡는 대로 소방 내부 전문가와 대학교수 등을 투입해 건물 안전진단을 진행한 뒤 결과에 따라 김 구조대장에 대한 수색을 한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건물 내부에 물품과 택배 포장에 사용되는 종이 박스, 비닐, 스티커류 등 가연성 물질이 많아 진화작업에 하루가 더 소요되면서 김 대장 구조작업 개시도 하루 더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소방 관계자는 “현재로선 김 구조대장의 생사여부를 알 수 없다”며 “열기가 상상 이상이고 건물 붕괴 위험도 있어 안전진단이 이뤄진 뒤 그 결과를 보고 내부 진화작업과 구조작업 재개 시점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물 지하 1, 2층을 태우던 불은 전날 오후 7시쯤부터 건물 전 층으로 확산한 뒤 밤새 맹렬한 기세로 타올라 지금은 건물 뼈대가 드러났다. 특히 건물 내부에 택배 포장에 사용되는 종이 박스와 비닐, 스티커류 등 인화성 물질이 많아 여전히 검은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소방당국은 연소가 더 진행될 경우 건물이 붕괴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방수포를 이용한 원거리 진화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이번 화재는 전날 오전 5시 20분쯤 지상 4층, 지하 2층 연면적 12만7178.58㎡ 규모의 물류센터 건물 지하 2층에서 시작됐다. 소방당국은 신고 접수 20여 분만에 관할 소방서와 인접한 5∼6곳의 소방서에서 인력과 장비를 동원하는 ‘대응 2단계’ 경보를 발령, 장비 60여 대와 인력 150여 명을 동원해 초기 화재 진압에 나섰다.
불은 발생 2시간 40여 분 만인 오전 8시19분쯤 큰 불길이 잡히면서 다소 기세가 누그러졌고, 이에 따라 당국은 잔불 정리작업을 하면서 앞서 발령한 경보를 순차적으로 해제했다. 그러나 오전 11시 50분쯤 내부에서 불길이 다시 치솟기 시작해 낮 12시 14분에 대응 2단계가 재차 발령됐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