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폭력성 단정 X”…양심적 병역거부 연이어 ‘무죄’

입력 2021-06-18 07:56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현역 입영을 거부한 ‘여호와의 증인’ 신도들이 연이어 1심과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온라인 게임’ 여부도 판결에 영향을 주지 못했다.

춘천지법 형사1부(부장판사 김청미)는 18일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25)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A씨는 여호와의 증인 신도로 지난 2016년 5월 춘천지역 보충대로 입영하라는 현역병 입영통지서를 받고도 입대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A씨의 가족 모두 여호와의 증인 신도인 점, A씨가 만 11세 때 신도가 된 점, 대체복무제도 도입 시 이행할 의사를 밝힌 점 등을 고려해 A씨가 무죄라고 판결했다.


검찰은 “A씨의 병역거부가 절박하고 구체적인 양심에 따른 것이며, 그 양심이 깊고 확고하며 진실한 것이라고 수긍하기 어렵다”며 항소했다.

하지만 항소심에서도 재판 결과는 변하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가 2020년 피파온라인4, 크레이지아케이드, 카트라이더, 메이플스토리 등 온라인게임을 한 사실에는 “폭력성이 짙은 게임으로 보기 어려워 피고인이 폭력적인 성향을 지녔다고 추단하거나, 전쟁과 살상을 반대하는 양심의 진정성을 부정할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 판결에 앞서 2017년 10월 현역 입영을 거부한 혐의로 기소된 다른 여호와의 증인 B씨(24)에게도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양심은 깊고 확고하고 진실한 것으로 보이며, 검사가 이에 반대되는 다른 사정을 증명하지 못하는 이상 정당한 사유가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