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난 도덕성 상위1%” 이재명·윤석열과 차별화…지지율은 과제

입력 2021-06-17 17:18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대선 출마 선언에서 ‘도덕성’을 강조하며 본격적인 차별화에 나섰다. 여권의 이재명 경기지사와 야권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약점으로 꼽히는 도덕성을 자신의 강점으로 내세우며 지지층을 확장하겠다는 복안이다. 정 전 총리는 향후 이 지사와의 경쟁을 통해 ‘강세균(강한 정세균)’ 이미지도 확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

정 전 총리가 17일 대선 출마 선언식에서 꺼내든 첫번째 무기는 도덕성이었다. 정 전 총리는 “대한민국과 세계 정치인들을 다 세워놓고 도덕성 테스트를 해보자고 하면 (제가) 상위 1%에 들어간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이어 “검증받지 않은 도덕성, 검토되지 않은 가능성은 국민에게 신뢰를 받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 전 총리가 도덕성을 부각한 배경에는 이 지사와 윤 전 총장을 견제함과 동시에 자신의 강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정 전 총리가 국무총리 국회의장 산업통산자원부 장관 등을 지내며 여러 번의 청문 과정을 거친 만큼 도덕성에서는 다른 주자에 비해 우위에 있다는 것이다. 정 전 총리와 가까운 의원은 “대선에서 여야가 치열하게 도덕성 경쟁을 펼칠 텐데 이 부분에서 정 전 총리는 가장 증명된 후보”라고 말했다.

경제인 출신답게 정 전 총리는 사회적 대타협의 일환으로 ‘재벌기업 배당·임금 3년 동결 제안’이라는 파격적인 정책도 내놨다.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양극화를 해소하고 소득 4만불 달성을 위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자는 취지다. 김성수 공보단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747 공약을 내건 이후 대통령 후보가 수치를 제시하는 건 금기시돼왔다”며 “그만큼 사회적 대타협을 이뤄낼 자신이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정 전 총리는 이 지사와의 정책·메시지 경쟁을 통해 ‘강세균’ 이미지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강조했던 검찰·언론개혁보다는 이 지사와의 정책·메시지 경쟁을 통해 ‘미래’를 말하는 후보임을 증명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이 지사가 경선 연기론을 주장하는 측을 ‘약장수’에 비유해 비판하자, 정 전 총리 측에서는 “이제 아름다운 경선은 물 건너갔다”며 본격적인 경쟁을 예고한 상태다.

문제는 정체된 지지율이다. 정 전 총리의 지지율은 여전히 5%대 구간에 머물러 있다. 이에 정 전 총리는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처음 시작할 때 지금 저보다도 지지율이 낮았다. 그런데 몇 달 지나니 1등 되고, 후보가 되더라. 그래서 대통령도 당선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이어 “지금부터 열심히 잘 뛰면 반전할 수 있다”고 했다.

정 전 총리는 출마 선언 이후 18일 첫 공식일정으로 규제혁신 간담회에 참석한다. 이후 청년·서민을 위한 부동산 정책인 ‘공공임대주택 공급폭탄’ 등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김 단장은 “정 전 총리는 도덕성과 함께 정책을 통해 경제통임을 증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