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청와대·여당 겨냥 “꼰·수·기…이권·세습의 강철대오”

입력 2021-06-17 16:51 수정 2021-06-17 16:55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7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7일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해 “꼰·수·기(꼰대·수구·기득권)가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30대 이준석 신임 대표 체제를 띄운 국민의힘과 여권 주도세력인 586운동권의 낡은 이미지를 대비시키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또 김 원내대표는 일자리와 부동산 문제를 거론하며 문재인정부 실정을 부각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대한민국이 586운동권의 요새가 되어 가고 있다”며 “한때 대한민국 체제를 뒤집으려고 했던 사람들이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혜택을 누리면서, 이제는 ‘꼰대·수구·기득권’이 되어, 대한민국에 가장 많은 해악을 끼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2030세대로부터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는 586(50대·80년대 학번·60년대생) 운동권 그룹에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김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운동권 이력 완장을 차고 온갖 불공정, 반칙, 특권의 과실을 따먹고 있는 자신들을 돌아보십시오. 오늘의 힘겨워하는 청춘들 앞에서 부끄럽지 않느냐”며 “80년대 ‘구국의 강철대오’가 이제는, ‘이권의 강철대오’, ‘세습의 강철대오’가 됐다”고 말했다. ‘조국 사태’와 여권의 ‘내로남불’ 등을 꼬집은 것으로 해석된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7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발언하는 도중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김 원내대표는 과거 이명박·박근혜정부를 소환해 문재인정부의 경제정책 실패에 공세를 퍼부었다. 그는 “문재인 정부는 경제위기를 모두 코로나 탓으로 돌리지만, 소득주도성장이 경제폭망의 시작이었다”며 “문재인정부가 국민의 일자리와 집을 빼앗았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문재인정부의 연간 일자리 증가수는 평균 8만3000명으로 박근혜정부의 22% 수준이고, 비정규직 증가규모는 이명박정부의 4.2배”라고 일자리 문제를 지적했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는 노동개혁을 통한 고용시장 정상화를 제시했다.

김 원내대표는 또 “정부의 스물다섯 번 부동산대책은 부동산 지옥을 만들었다”며 “역대 집값 상승률 1위는 노무현정부였고, 역대 집값 상승액 1위는 문재인정부”라고 부동산 문제도 비판했다. 부동산시장 안정 방안으로 재산세·종부세·양도세 부과기준 12억 상향조정, 청년·신혼부부·실수요자를 위한 대출규제 완화 등을 주장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7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원내대표는 2030세대의 가상화폐 투자 열풍과 관련해서는 “불안한 청년들의 자화상으로, 정부의 잘못된 일자리·부동산정책이 청년들을 고위험투자로 내몬 것”이라며 “여기에 과세부터 하겠다니 너무 몰염치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준석호’ 출범에 발맞춰 혁신과 정권교체를 강조했다. 그는 “30대 젊은 당대표가 탄생했다”며 “변화를 통해 미래로 나아가라는 국민의 당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돌이킬 수 없는 변화를 시작했다. 한시도 안주하지 않겠다”며 “가치 세대 지역 계층의 지지를 더하는 덧셈의 정치, ‘가세지계(加勢之計)’를 펼치겠다”고 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